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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애처럽고 안타까워서 퍼 왔습니다..... 문제가 생기면 모든책임은 복지담당에게만 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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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아 ~~~ 댓글 0건 조회 1,005회 작성일 08-03-27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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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회복지 동료들에게
작성자  신동근 작성일  2008-03-27 조회  539

사회복지 동료들에게.


존경하는 사회복지 동료 여러분!
잠을 자도 잔 것 같지 않고 밥을 먹어도 배 부른 지 모르는 날들이 하루 하루 흘러가고 있습니다. 모두들 같은 마음이란 생각에 이렇게 펜을 들자마자 마음이 찡해져옵니다.

‘소망의 집’사건 이후 복지업무분야는 언론의 화두가 되기에 충분하였고 그 중심에 서있는 우리 사회복지직 공무원은 무거운 책임감에 스스로를 자책해야 했습니다.

우리들 눈으로도 생생히 보았던 장애인인권유린의 그 현장, 그 화면을 보고 나 자신도 분노를 가라앉히기가 어려웠었는데 그것을 본 국민들의 마음은 오죽했겠습니까?

언론의 눈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도 매서웠습니다.

취재가 진행될 때조차도 동료가 고민하고 있을때에도 우리는 그 심각성을 알지 못했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전국에 생생한 화면이 공개된 후 우리는,,,

국민들 분노의 그 중심에 서 있던 내 자신의 모습을 다시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많이도 겁이 났습니다.

장애인의 인권을 지켜주지 못한 무능한 사회복지전문가가 되어버렸고, 방송국의 취재에도 긴장하지 않는 나태하고 책임을 전가하는 공무원이 되어버렸습니다.

우리는 국민들에게 지탄을 받아야만했고, 우리는 국민들에게 사죄해야하는 죄인이 되고 말았습니다. 방송에 비춰진 모습은 거울에 비친 우리들 모습이고 그 모습은 용납 될 수 없는 인간이하의 모습이었습니다.

저도 많이 괴로웠습니다.

사회복지를 공부하였다는 것이 그리고 사회복지 현장에 있다는 것이 이토록 부끄럽게 느껴진 적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여러분!

우리는 정말로 인간이하의 양심을 가진, 나태하고 게으른 공무원이었습니까?

우리는 스스로를 그렇게 생각하며 살아왔습니까?

스스로 그렇게 부끄러운 삶을 살면서도 자신있게 사회복지는 누군가가 해야 할 일이며 그것은 나의 소명이다라고 얘기하고 다녔습니까?

.....

....

저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술을 마시고 우리를 괴롭히는 수급자 아저씨들도 우리의 이웃이라 생각하며 살았습니다. 때로는 사람이라 감정이 상한적도 있었지만 적어도 그 사람들은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우리의 이웃이라 생각했습니다.

각종보고서와 쫓기는 민원서류 앞에서 새벽시간을 맞으면서도 우리는 복지직이니까,,라며 말없이 해내었습니다.

행정적으로는 도와줄 수는 없지만 실제로는 더할수 없이 딱한 이들을 만나고는 밤새 고민해보지 않으셨습니까? 그리고 그들을 위해 마치 내가족의 일처럼 이곳저곳 도움을 요청하기도 하였잖습니까? 공무원이 제일 겁내는 감사에 걸릴지라도 저 사람은 꼭 도와야하겠다 생각이 들 때면 가끔은 그분들을 위해 내 도장을 찍어주기도 하였잖습니까?

우리는 우리의 승진만 바라보고 우리의 안위와 행복만을 위해 살아왔습니까?

때로는 같이 아파하고 때로는 행정속에 던져진 무능한 내 자신을 탓하기도 했잖습니까?

때로는 뱃속의 아이를 과로로 잃기도 하였으며, 평범한 배우자로부터 거침없는 비난을 받아가면서도 일에 미쳐 있었잖습니까?

아닙니까?

제가 미쳐서 스스로 과대망상에 빠져 있었던 것입니까?

저는 적어도 우리가 이런 마음으로 일했다고 생각합니다.


미친 사람처럼 일해오고 남들 쉴 때도 업무에 묻혀 있던 우리의 모습은 어디로 가고 우리는 국민의 혈세를 축내는 파렴치한이 되어 버리고 말았습니까?


그 이유는 아마 스스로 알고 있을겁니다.


우리 사회는 복지국가로 가는 과도기에서 여러 가지 정책적, 제도적인 모순을 안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개인신고시설을 제대로 관리할 수 없었으며, 수급자들의 생계비가 횡령되어도 세심하게 살필 수 없었습니다.

바쁘다는 핑계로 하지 못했다는 것은 설득력을 가질 수 없습니다. 열심히 하였다는 이유만으로 우리의 책임을 면할 수도 없는 것입니다.

이제는 우리가 정책과 제도를 스스로 바꾸어 낼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한다는 것을 이번일로 깨닫게 되었습니다.

또한 방송에 비쳐진 우리의 모습을 보며 언론의 위대(?)한 힘과 대항할 수 없는 무서움에 고개를 숙일 수 밖에 없는 내 자신을 느꼈습니다.

SBS ‘긴급출동sos’는 우리에게 이처럼 큰 교훈을 주었다는 점에서 꼭 필요한 프로그램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촬영 후 전국에 방영되기까지 미쳐 알지 못했던 또 많은 부분을 이제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쓰지않는 창고에 보관되어 있던 시설장 아들의 유품근처에서 유통기한이 한참 지난 라면이 함께 발견되었는데, 바로 그 라면이 장애인들이 매일 먹는 라면으로 둔갑되어 보도되었다는 것이 그렇고,

팔다리가 불편해서 한손을 겨우 움직이는 장애인 아저씨 한명은 숟가락 없이 식판에 입을 대고 밥을 먹곤 하였는데, 그 장면은 모든 장애인들에게 숟가락을 제공치 않은 모습으로 비춰졌다는 것.

또한 장애인의 수급비를 횡령한 시설장의 행태 고발 장면뒤에 바로이어져 나왔던, 면장과 시설장이 알던사이라는 영상화면은 국민들로 하여금 시설장과 공무원의 유착이 있었다는 추측을 낳을 수 밖에 없었다는 것.

취재과정을 견디기 힘들어하는 동료직원을 생각해 옆에서 거들었던 것이 사실과 다른 장애인담당자라는 자막과 함께 전국에 얼굴이 공개될 수도 있었다는 점.

 ‘시설장을 이렇게 두둔하는 것을 보니 뭔가 있는 것 같다’며 근거없는 소리를 던지는 취재팀의 사실과 다른 모욕속에서도 흥분해서는 절대 안된다는 점을 몰랐다는 점.

하루에도 수시간 동안 돌아가며 나를 감사하고 있는 카메라 앞에서는 단 1,2분이라도 흐트러진 모습을 보여서는 안된다는 것을 미리 몰랐다는 점.

이 모든 것들을 우린 미리 알지 못하였다는 것이 어쩌면 더 큰 죄처럼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요?

우리는 세 살먹은 아이도 알아야하는 이런 점들을 모두 몰랐기에 결국은 돌이킬 수 없는 죄인인 된 것은 아닌지...

방송보도가 나가고 난 후 사회복지과 직원이라는 이유로 청내에서조차 돌아다니기 힘들었고, 옆집 아주머니와 얼굴을 마주치게 될까봐 아파트 내집에서 바깥에 나가기도 두려워졌습니다. 집에서는 ‘엄마가 왜 그랬냐’며 묻는 딸에게 아무 얘기도 해 줄수가 없었고, 또다른 업무속에 파묻혀 하루하루 멍한 정신으로 지내고 있습니다.

방송후 얼굴과 실명이 공개된 이유를 묻는 sbs측에 대한 질문은 장애인의 인권유린 현장을 보고도 정신차리지 못한 공무원이란 답변이 되어 돌아왔고, 이미 나간 방송을 돌릴 수 없기에 가슴만 타들어갑니다.

진작에 감싸주지 못했던 옆동료직원들은 나를 안타까운 눈으로 쳐다보고, 그 눈빛은 더욱 더 나의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공무원도 사람이고 공무원도 노동잔데,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보고는 노조에서 나섰습니다. SBS제작팀에 전화를 걸어 얼굴과 실명이 공개되고 다소 과도한 편집으로 방영된 내용이 공무원 당사자들에게는 심한 고통으로 느껴지고 있음을 설명하고 사과를 요구한 것이 또 큰 죄가되어 공무원노조에서 sbs에 항의한 내용을 신문에 내겠다며 sbs측은 답변을 하였습니다.

이제 우리는 어떻게 하여야합니까?

이렇게 마음이 아픈데,,이제는 누구하고도 맞대응할 힘도 없는데 또 힘없이 두드려맞으며 고통을 겪어야만 합니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그동안 해왔던 모든 노력들이 모두다 정당화 될 수는 없어도 적어도 사회적 약자들을 위해온 우리의 진심만은 세상에 알려야하며, 적어도 우리가 잘하진 못했어도 어쩔 수 없었던 제도적 맹점이 있었다는 점은 국민들이 이해할지 할수없을지 몰라도 그래서 더욱 비난받을지라도 변명해내어야 합니다.

우리도 한 번 마지막 힘들 보여줍시다.

사회적 약자의 인권보호를 방패막으로 지나친 편집과 의도된 내용을 지키기 위한 무차별적인 방송폭력을 향해 마지막 힘을 보여줍시다.

문제의 해결보다는 문제를 들추어내고 세월속에 묻혀버리는 프로그램. 가장 적나라한 모습이 나올때까지 편집과 편집을 거듭하여 훌륭한 작품을 만들어내는 대단한 sos제작팀에 모가지를 드리우고 항의합시다.

또다시 두드려맞아 더 이상 일어나지 못할지언정 적어도 마지막남은 우리의 자존심마져 그들앞에 던져버리지는 맙시다.

우리뒤에는 항상 현장에서 고민하는 전국의 사회복지현장가들이 있으며 그들이 다하지 못한 그 하소연들을 차라리 우리가 대신 합시다. 어차피 우리는 이미 만신창이가 되지 않았습니까?

인터넷을 뒤져보니 ‘전국언론노동조합’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일단 그곳에부터 우리의 의견을 남깁시다.

비록 지금은 파렴치한 인간이하의 공무원이란 낙인이 찍혀있지만 우리의 첫걸음에 전국의 동료들은 합세할 것입니다.

죽은자보다는 살아있는 자가 더 낫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자보다는 무엇이라도 하는 것이 낫다는 제 평소 생각입니다.

두서없는 글 끝까지 읽어주신 동료 여러분께 감사를 드립니다.


전국사회복지행정연구회 대외협력부장

경상남도사회복지행정연구회 회원복지부장

전국민주공무원노동조합마산시지부 연대사업국장  신동근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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