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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시텔 월세가 50만원? 피나는 '서울 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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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고시텔 댓글 0건 조회 1,297회 작성일 08-03-11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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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시텔 월세가 50만원? 피나는 '서울 유학'
[오마이뉴스   2008-03-11 18:30:43] 

[오마이뉴스 송주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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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초 활발한 중앙대 캠퍼스의 풍경
ⓒ 송주민
3월 초 캠퍼스는 화사한 봄빛이 가득했지만 새 학기를 맞는 대학생들의 표정은 어둡기만 하다. 해마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등록금, 그리고 최근 폭등한 생활 물가로 인해 젊은 학생들의 어깨가 축 처지는 것은 기본이다.
여기에, 지방에서 온 '서울 유학생'들의 보금자리인 자취 및 하숙집의 월세마저 큰 폭으로 오르면서 안 그래도 얇은 대학생들의 지갑을 더욱 더 초라하게 하고 있다. 최근 부쩍 늘고 있는 전세 수요로 인해 전세값이 급등하면서 그 영향이 대학가 월세방에 까지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가 저렴한 대학가 '자취촌' 맞나
10일 오후. 서울 흑석동에 위치한 중앙대학교를 찾았다. 새학기 캠퍼스의 풍경은 08학번 새내기들과 그들을 맞이하는 선배들의 분주한 움직임 때문인지 매우 활기차 보였다. 그러나 한 편에서는 아직도 원하는 방을 구하지 못해 전전긍긍하고 있는 학생들도 눈에 띄었다.
흑석동은 학생들이 이용하는 다세대 월세방으로 가득한 대표적인 대학가 '자취촌'이다. 또한 이곳은 얼마 전만 해도 저렴한 방값으로 유명한 지역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사정이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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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세대 자취방이 몰려있는 중대앞 흑석동 전경. 이곳은 뉴타운으로 지정된 구역이라 곧 철거될 예정이다.
ⓒ 송주민
"방값이 엄청나게 비싸요!"
학교 근처에 자취방을 구한다는 재학생 김새미(22)씨는 순간 언성을 높였다. 경기도 안산에서 서울 흑석동까지 2시간 여가 걸리는 장거리 통학생활을 끝내고, 학교 앞에서 방을 얻어 생활하고자 했지만 비용이 너무 비쌌기 때문이다.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45만원 하는 방도 그다지 좋은 편이 아니더라고요. 집에서는 너무 비싸면 방을 안 구해준다고 하는데 걱정입니다."
매일 아침, 지하철과 버스를 갈아타며 2시간여 동안 복잡한 인파 속에서 시달리는 생활을 또 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떠올랐는지 김씨의 표정은 어두워 보였다.
옆에 있던 동기생 김가은(21)씨는 고민하고 있는 동기에게 "보증금하고 월세 꼼꼼히 알아보고 결정해"라고 한 마디 건넸다. 작년에 입학한 후 쭉 자취생활을 해왔다던 그는 지난해보다 방값이 많이 올랐다며 말을 이어갔다.
"작년에 살던 자취방은 보증금 300만원에 월 45만원이었어요. 그런데 올해 구한 곳은 작년보다 조금 나은 곳이라지만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50만원이더라고요."
얼마 전에 자취방을 새로 얻었다는 재학생 김해리(22)씨도 "월세가 65만원에 달하는 경우도 보았고, 옥탑방인데도 40만원 이상은 되더라"면서 치솟은 방값에 대해 혀를 내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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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끌벅적한 오후. 개강한지 한주가 지났지만 아직도 방을 구하려 홍보물을 보고 있는 학생들.
ⓒ 송주민
등록금·물가 이어 방값까지... "매달 부모님께 죄송할 따름"
사회복지학과 학생회실에서 만난 송명희(22)씨는 작년에는 떨어져 지냈던 친구와 함께 자취생활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울산에서 올라와 자취생활을 하는 송씨는 "2년 전 신입생 때 친구와 같이 하숙집에서 지냈다, 그러다가 작년에는 따로 자취방을 얻어 생활했는데 최근에 방값이 너무 부담되어 다시 함께 한 자취방에서 지내게 되었다"며 다시 뭉친 사연을 이야기 했다.
작년에 혼자 살 때는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30만원을 냈어야 했는데, 올해는 같은 보증금에 월세 38만원을 둘이 부담하게 되어 빠듯한 생활이 다소 경감되었다는 말이다.
이어 송씨는 등록금, 방값에 더하여 생활 물가도 너무 올랐다며 '가혹한' 자취생활에 대해 쓴웃음을 지었다. 특히 "자취생에게는 가장 민감한 음식값이 첫 번째로 피부에 와닿는다"면서 대학가 음식점도 물가상승의 예외지대가 아님을 말했다.
실제로 교내 분식점에서 팔던 각종 라면들은 가격 인상 때문인지 아예 메뉴에서 사라져 버렸으며, 2300원 하던 김치볶음밥은 물가상승과 더불어 2900원이 되어 있었다. 또한 학생들이 점심때 자주 가는 학교 앞의 한 칼국수집은 4000원이던 가격을 5000원으로 대폭 인상한 상태였다.
갓 입학한 새내기들에게 선배들이 학교 근처에서 밥을 사주는 것이 관례인데 올해는 유독 후배들에게 하는 '식사 대접'이 부담된다고 학생들은 입을 모았다. 또한 혼자 사는 자취생들에게는 '주요 식량'이라 할 수 있는 라면과 과자 가격이 크게 오른 것이 매우 서글픈 일이라며 울상을 지었다.
지금 3학년 학생들이 새내기 시절이던 2006년에는 500원을 전후했던 봉지라면과 과자 등은 2년이 지난 지금 1000원 가까이 될 정도로 치솟아 있었다. 집에서 보내준 용돈이 바닥난 후, 주머니 속 동전들을 하나둘 모아 과자 하나 뜯어놓고, 라면국물에 소주잔을 기울이는 소박한 자취방 풍경도 이제는 그리워질 판이었다.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와 공부하는 것은 비용 면에서 보면 해외로 유학가는 거랑 똑같은 것 같아요. 다달이 이것저것 생활비를 통장으로 붙여주는 부모님께 죄송할 따름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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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0원으로 올라버린 학교 앞 칼국수집. 종이로 붙여놓은 표시가 눈에 띈다.
ⓒ 송주민
3년 정도 자취생활을 했다는 재학생 임정인(23)씨는 "지난해 살던 방이 있었는데 작년 11월 계약기간이 끝난 후 방을 나가자마자 5만원을 올려서 받더라"며 최근 일고 있는 월세 상승이 실감난다고 밝혔다.
이어 임씨는 "조금 싼 방을 얻었는데도 월 30만원이 든다, 전기세 등의 부가비용과 생활비·책값·사교육비 등을 따지면 등록금을 제외하더라도 한 달에 100만~150만원은 족히 드는 것 같다"면서 "집에 있는 부모님께 미안해서 아르바이트를 안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고 말하며 씁쓸해했다.
실제로 오늘 만난 대학생들의 경우, '서울 유학' 비용만 살펴봐도 등록금·집값·생활비·기타 교육비 등을 더해보면 적게 잡아도 한 해 1700만~2000만원은 족히 드는 액수였다. 이는 해외로 교환학생 등을 다녀오는 액수랑 비슷하거나 웃도는 수준이다. 학교에서 공부를 하는 것이 '주임무'인 대학생들에게는 실로 엄청난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전세 대란'이 대학가에도 불똥
등록금·생활비만 해도 벅찬 대학생들에게 방값마저 발목을 잡고 있는 원인은 무엇일까.
중앙대 앞에서 하숙집을 운영하고 있는 김모씨는 "뉴타운 지정 문제가 학생들 자취 및 하숙 가격에도 영향을 많이 미쳤다"면서 "지정된 구역(자취방이 몰려있는)이 철거를 시작하면서 뉴타운으로 선정되지 않은 지역으로 사람들이 몰렸고, 이에 따라 월세가 많이 올랐다"고 말했다.
흑석동에서 부동산 중개업소를 운영하고 있는 김명씨도 "대체적으로 작년에 비해 약 20%정도씩은 월세값이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며 집값이 큰 폭으로 상승했음을 밝혔다.
실제로 뉴타운으로 지정된 후 집값도 워낙 많이 올랐고, 재개발로 인한 이주 또한 늘어나게 되었다. 이로 인해 전세 수요가 급증했고, 공급은 부족해졌다. 자연히 전세값은 계속해서 치솟았고 이 여파가 '가난한' 대학생들에게까지 미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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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석동의 한 부동산 앞에 걸린 방값 시세. 원룸이 많이 보였고, 싼 곳도 보증금 2000만원에 월세 40만원 이상 하는 가격이었다.
ⓒ 송주민
동대문구 휘경동 일대와 전농동 부근도 뉴타운 개발이 추진되면서 인근 대학가의 월세값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대학생들은 적당한 가격에 살만한 방을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처럼 되어 버렸다. 이 곳에는 경희대와 외대·서울시립대 등이 위치해 있다.
올해 경희대를 졸업하고 학교 근처에서 동생과 함께 지낼 방을 구하고 있다는 유모씨(24)는 "뉴타운으로 선정된 이후에 개발이 되면서 오래된 건물은 허물어지고, 대리석으로 된 새건물이 들어서면서 전세값은 기본이고 하숙비마저 재학 중일 때보다 10만원 이상은 오른 것 같다"면서 "자취방도 살만한 곳은 기본적으로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는 40만~50만원은 하더라"며 주변 분위기를 설명했다.
이어 유씨는 "새로 지은 건물들 사이에서 어두침침하고 허름한 자취방을 구하기도 좀 꺼려지고 해서 동생이 다니는 동덕여대 부근을 다 돌아봤지만 거기도 만만치 않았다"면서 "결국에는 경희대 후문 쪽에 고시텔을 얻었는데 여기도 월세가 40만~50만원 정도 한다, 그러나 이마저도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며 방을 구하려고 종종걸음을 쳤던 시간들을 떠올렸다.
등록금 걱정, 생활비 걱정, 취업 걱정에 이어 방값 걱정까지…. 해맑은 젊은이들의 웃음은 줄어들고, 어깨는 점점 더 무거워 지고 있는 것이 2008년 초 대학가의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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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흑석동에 있는 대학가 '자취촌' 골목 풍경
ⓒ 송주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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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시각까지 자취방을 알아보려 전전긍긍하고 있는 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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