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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유권자는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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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하다 댓글 0건 조회 663회 작성일 08-03-06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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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이 갈수록 흥미진진함을 더해가고 있는 듯하다.
 
4일 치러진 '미니 슈퍼화요일'대결에서 힐러리가 극적으로 회생할 발판을 마련하긴 했지만 그동안의 후보경선 과정은 오바마의 눈부신 선전(善戰)과 힐러리의 의외의 고전(苦戰)으로 요약될 수 있다.그 과정 속엔 피할 수 없는 역설과 감출 수 없는 진실이 절묘하게 교차되고 있다는 생각이다.

두 사람 중 누가 대통령 후보가 되든 승리의 주인공은 미국 대통령 선거 역사의 한 페이지를 새롭게 써내려갈 것이 분명하다.역사상 '최초의 여성' 아니면 '최초의 흑인' 대통령 후보로 기록될 것이기 때문이다.

흑인ㆍ여성 후보가 구색을 맞추기 위한 토큰(token)으로서가 아니라 당당히 메이저 정당의 대통령 후보로 등장하기까지의 길은 물론 멀고도 험난했다.사회적 차별과 부정적 편견의 희생자 집단으로서,
 
부정의하고 불합리하며 불공정한 사회구조와 끊임없이 투쟁해온 결실임을 그 누가 부인하랴.이제 차이를 차별로 정당화하던 시행착오를 넘어 차이를 다양성으로 승화시켜 시너지를 강화하는 추세가 확산되고 있다는 사실을 흔쾌히 인정해야 할 것이다.

한데 역설인 즉,힐러리 클린턴의 상징적 이미지가 최초의 여성 대통령 후보라는 신선함,르윈스키 스캔들을 지혜롭게 헤쳐 온 인내력에도 불구하고,백인 중상류층 기득권층의 이해관계와 동일시되면서,대통령 경선 과정에서 그동안 예상외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는 사실이다.'여성이기에 불리한 것이 아니라 힐러리이기에 밀리고 있다'는 세간의 평이 공감을 얻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반면 오바마의 그동안의 선전 속엔 9ㆍ11 테러 이후 상처받은 미국의 자존심을 회복하고,선의(善意)의 권력을 통해 진정한 세계의 중심국가로 자리매김되기 원하는 미국 국민의 갈망을 정확히 읽어낸 통찰력이 자리하고 있다.나아가 지금이야말로 살을 깎는 '반성'과 내부로부터의 '변화'만이 유일한 출구이자 가능한 돌파구임을 열정적으로 설파(說破)함으로써,국민들 마음 속 응어리를 풀어내고 희망의 불씨를 되살려낸 예지력 또한 자리하고 있다.

후보 오바마를 향해 유권자들이 감동하는 이유,그건 불우한 환경에 굴하지 않고 이를 꿋꿋이 헤쳐 나오기까지 그가 겪어온 인생 역정의 험난함 때문이요,유권자들이 열광하는 이유,그건 그토록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오늘 미국 국민을 향해 변화의 비전과 희망의 꿈을 이야기할 수 있는 열정을 키워온 덕분일 것이다.

바다 건너 먼 나라 이야기지만 힐러리의 역설과 오바마의 진실로부터 우리가 배워야 하는 교훈이 있다.정치가에게 요구되는 최선의 미덕은 지금 국민이 무엇을 간절히 원하고 있는지 밑바닥 정서를 정확히 포착할 수 있는 감수성이란 사실이요,최고의 가치는 향후 국민이 무엇을 향해 나가야 하는지 희망을 주고 그 희망을 이루는 길에 함께 손잡고 가자고 설득할 수 있는 진솔함이란 사실이다.

4월 9일 국회의원 선거를 한 달여 앞두고 각 정당마다 공천 몸살을 앓고 있다는 소식이다."아버지께서 낙선되면 우리 집안이 망하고 아버지께서 당선되면 우리나라가 망합니다"라고 했다는 아들 이야기가 한때 우스갯소리로 떠돈 적이 있다.

선진한국을 향해 국력을 결집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지금,이번 우리네 국회의원 선거도 한 편의 감동적 드라마로 승화되길 기원해본다.이를 위한 필요조건으론 유권자들을 행복한 고민에 빠뜨릴 수 있는 참신한 후보자들이 선택돼야 할 것이다.실현가능한 비전을 세워 유권자들 마음에 감동의 물결을 불러일으키는 후보자라면 충분조건까지 만족시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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