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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사람' 쓰려다 인사 파동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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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아는 사람' 댓글 0건 조회 1,431회 작성일 08-02-28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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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27일 청와대 출입기자들이 상주하는 춘추관을 방문해 기자회견장을 둘러 보고 있다. 이 대통령 뒤는 김창범 의전 비서관. /전기병 기자 gibong@chosun.com
● 인사 파동으로 본 MB 정무시스템 좌파 10년 거치면서 인재풀 좁아져 능력 중시… 부동산 등 검증은 소홀 · 청와대 정무기능도 제때 작동안해
장관 후보자 3명의 사퇴로 이어진 이명박 대통령의 첫 인사 실패는 복합적인 요인 탓이다.
 
청와대와 한나라당 인사들은“첫 실수를 잉태한 원인을 냉철하게 분석해 재발을 방지하는 것이 급선무”라며“이번에 제대로 시스템을 갖추지 않으면 더 큰 위기가 올 수 있다”고 했다.

◆좁은 인재풀

익명을 요구한 학계의 한 인사는 "이 대통령의 실용 노선에 부합할 수 있는 인재풀이 기본적으로 크지 않았다.
 
대부분의 인재들이 좌파 정권 10년 동안 가담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전(前) 정권에서 중용된 인물은 가급적 배제하려 했는데, 그러다 보니 선택 범위가 좁아졌다는 것이다.
 
한나라당의 한 관계자는 "모르는 사람은 가능한 한 쓰지 않는 이 대통령 스타일 때문에 더욱 인재풀이 좁아진 것 같다"고 했다.
 
실제로 한승수 총리 후보자를 제외한 대부분의 장관 후보자와 청와대 수석들이 이 대통령과 이런저런 인연(因緣)으로 엮인 사이다. 이 때문에 야당은 '고(고려대)·소(소망교회)·영(영남)' 인사라고 비꼬았다.

김광웅 서울대 명예교수는 "대통령은 가까운 사람을 쓰기보다 밖에 있는 사람을 골라서 써야 한다"면서 "'내 사람은 10분의 1만 데리고 들어 가겠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고 했다.


◆구멍 난 검증

검증이 부실하게 진행된 탓도 크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노무현 청와대의 민정팀이 지난 1월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 인사팀에 '검증을 도와주겠다'고 제의했으나 이 당선자측 인사팀이 '자료만 넘겨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당선자 비서실에서 인사를 총괄했던 박영준 청와대 기획조정비서관은 "노무현 청와대에 검증을 맡기는 것도 문제 아니냐"면서 "돌이켜보면 각 부처 파견 직원 10여명과 밤을 새우다시피 검증작업을 했으나 5000여명을 제대로 가려내기는 무리였다"고 했다.
 
 그는 미국에선 FBI(연방수사국)가 대통령 당선자의 인사 검증을 철저하게 대행해 주는데 한국은 그런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다고 했다.

정부의 또 다른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부자라고 무조건 배척 받아서는 안 된다' '능력이 중요하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부동산 문제 등에 대한 검증 기준을 과거보다 완화시켰던 것도 한 원인"이라고 했다.
 
 지난 24일 사퇴한 이춘호 여성장관 후보자가 40여건의 부동산을 갖고 있는 것은 국세청 자료만 봐도 알 수 있는데 단지 "불법이 없었다"는 이유로 지명을 밀어붙인 것이 단적인 예라는 것이다.


◆삐걱거린 정무기능

이 대통령의 인사에 대한 여론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는데도 청와대의 대응이 오락가락하거나 늑장 대응한 것이 사태를 악화시켰다.
 
인사 문제에 대한 이 대통령의 의사결정이 너무 신중한 탓도 있지만, 류우익 대통령실장을 포함한 청와대 핵심 라인의 정보 판단과 의견 조율 기능이 제대로 자리 못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당에서 나오고 있다.

당의 한 관계자는 "총선 일선에서 뛰고 있는 당에서는 일찌감치 사태의 심각함을 건의했는데 청와대측에서는 안이하게 판단한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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