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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세력 성찰 요구하는 민노당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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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진보세력 댓글 0건 조회 808회 작성일 08-02-04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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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심회 관련자 제명을 뼈대로 한 혁신안이 그저께 임시 당대회에서 좌초함에 따라 민주노동당이 분당 쪽으로 치닫고 있다.

 

 심상정 의원은 혁신안의 사실상 부결에 책임을 지고 어제 비상대책위 대표직을 사퇴했으며,

 

 이른바 평등파 일부 당원들은 집단 탈당을 준비 중이라고 한다. 심 의원과 노회찬 의원 등도 탈당 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조승수 전 의원 등 신당 창당을 추진하고 있는 쪽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민노당 창당 8년 만의 최대 위기다.

민노당은 한국 민중운동의 전통과 맥을 이은 정통 진보세력으로 평가받아 왔다.

 

 4년 전 17대 총선 때는 지역구 의원을 포함해 10명의 진보 인사를 원내에 진출시키는 감격을 맛보기도 했다.

 

 지난 8년 동안 민노당이 국민의 기대만큼 성과를 이루지는 못했지만, 보수정당 일변도의 한국정치 구도에 일정한 변화를 가져 왔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민노당은 대선 패배 이후 거듭나기를 바라는 진보 진영의 여망과는 달리 내부 정파간 다툼 끝에 스스로 좌초하기에 이르렀다. 안타깝고 착잡하다.

비대위가 내놓은 ‘친북 정당’ 이미지 극복을 위한 혁신안이 당 쇄신을 위한 최소한의 전제였는지, 아니면 당내 주도권을 잡기 위한 수단이었는지는 속단하기 어렵다.

 

또 논란의 핵심인 ‘종북주의’라는 것이 실재하는 것인지, 아니면 과장된 이념 공세인지에 대해서도 단정하기가 어렵다.

 

 다만, 정파 갈등 등을 내부에서 해결하지 못한 채 각자 딴살림 차리자는 식의 행보는 국민이 보고자 원했던 진보의 모습이 아니다.

더군다나 민노당의 분열은 그 자체로 끝나는 문제가 아니다. 민주노총을 비롯한 각종 사회단체와 기층 민중조직 등 진보세력 전체가 분열될 가능성이 크다.

분열되더라도 선의의 경쟁을 통해 진보 목소리를 더 키울 수 있다는 주장도 있지만, 결국 진보세력의 약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보는 게 더 현실적이다.

 

더구나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집권할 경우 신자유주의 물결로 노동자·농민·영세상인 등 기층 민중의 삶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란 우려가 높은 상황이다.

특정 정당의 분열 여부를 떠나, 진보 정치인으로서 먼저 할 일은 시대와 역사의 요구에 얼마나 부응하고 있는지에 대한 자기 반성이다. 진지한 성찰 없이 자기들만의 싸움에 몰입해서는 진보세력의 미래조차 어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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