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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는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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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노는 인간' 댓글 0건 조회 712회 작성일 08-01-16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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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시간씩 게임 하고, 글 조금 쓰고, 동네 슈퍼에 앉아 TV 보고, 세탁소 앞 소파에서 햇빛을 쪼는'사람. 구경미씨의 단편소설 '노는 인간'의 주인공이다.
 
젊은 그에게 소설가라는 직업이 주어지기는 했으나 실제 일상(日常)은 백수에 가깝다.
 
그가 만약 이번 대선에서 투표했다면 누구를 찍었을까? 허구의 세계를 현실의 코드로 읽는다는 것이 무리는 있지만 아무래도 이명박 후보일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놀고 있는', 그래서 정체성을 상실한 채 무력한 하루를 보내는 이 시대 20대의 응어리진 정서를 공유하고 있을테니까.
 
20대들이 지난 대선에서 '보수화' 소리를 들어가며 이명박 후보에게 42.7%의 높은 지지율을 안겼다.
 
지난 2002년 16대 대선에선 진보 성향의 노무현 후보에게 62.1%의 표를 몰아준 그들이다. 왜?
 
이번 선거 과정에서 이명박 후보의 마켓팅 포인트는 한반도 대운하 건설로 함축된다.
 
 '청계천 복원사업'에서 보여준 '뭔가 할 수 있다'는 이미지, 대형 토목공사로 암시되는 경기 활황의 메시지를 통해 그는 '경제대통령'이 되겠다고 자처했다.
 
'경제 우선의 시대정신'을 강조하는 이 후보에게 20대들도 그들의 미래를 한시적으로 의탁한 것이 아닌가 싶다.
 
 대학을 졸업하면 실업자가 되고, 겨우 취업하면 비정규직이 되는 현실이 진보와 보수의 영역 구분을 잊게 만들었을 것이다.
 
지난 14일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국정 운영의 전면에 나선 이명박 당선인.
 
 그가 제시한 공약들은 5년 뒤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까.
 
연간 7% 경제성장, 국민소득 4만달러, 경제규모 세계 7위….
 
 20대들은 이 같은 거시지표 밑에 숨어있는 '300만개의 일자리 창출'과, '청년 실업률 8%에서 4%로 축소', 그리고 '비정규직 임금 정규직 수준으로 보장' 등에 더 주목할 것이다.
 
 '크리스마스 캐럴'의 스쿠루지 영감처럼 '미래의 유령' 손에 이끌려 5년 뒤를 지금 당장 볼 수 있으면 좋으련만, 현실은 약속들이 가감없이 이행되기를 바라는 수밖에 없다.
 
일자리는 과연 약속대로 만들어질까. 이 당선인과 대통령직인수위는 연간 7%의 성장을 한다면 해마다 60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된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우리나라 산업구조가 제조업에서 신기술인 정보산업(IT) 쪽으로 이동하고 있어 과거처럼 '경제 성장=고용 증대'란 등식이 그대로 적용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한 쪽에서는'지금 할 수 있다면 이전에는 왜 못했을까'라고 말하기도 한다.
 
불과 4년 전 노무현 정부도 대대적인 일자리 창출 정책을 폈다. 실업률이 치솟자 노사정은 '일자리 만들기 사회협약'을 맺고, 정부는 이에 따라
△기업 활동 규제 완화
△기업의 고용 확대 위한 조세, 금융지원 확대 같은 정책을 수립했다.
 
그러나 얼마나 성과를 거뒀는지 의문이다. 당시의 청년실업 대책도 마찬가지다.
 
 공공부문에서 37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계획이었으나 이 중 15만7천개는 직업 연수나 훈련 코스였다.
 
심지어 문화재 안내와 환경 감시원 같은 일용직도 끼어있었다. 고용안정이 보장되는 제대로 된 일자리는 5만6천개에 지나지 않았다.
 
이 당선인이 줄곧 주창하는 시장 자율과 규제 완화는 어떤가.
 
 만약 이때문에 대기업의 독과점이 강화된다면 중소기업은 설자리를 잃고, 작은 기업들이 창업할 수 있는 기회도 줄어들 것이다.
 
이 경우 20대의 일자리 찾기가 더욱 힘들어질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고용 유연화를 통해 일자리를 만드는 것도 그렇다.
 
재취업이 유연하게 보장되지 않는, 그래서 '해고 유연화'에 그치는 현실에서 건전한 일자리가 새로 만들어지는 것은 기대하기 힘들다.
 
무엇보다 5년 뒤엔 청년 실업이란 낱말이 뉴스에서 사라지게 되기를 바란다.
 
그러나 기대의 한편에 기우도 있다는 사실을 새 대통령과 정부는 새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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