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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글' 된 통신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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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글' 댓글 0건 조회 712회 작성일 08-01-02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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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회사에 대한 우리 국민의 시각은 곱지 않았다. 냉혹하고 거칠게 평가하면 ‘서민 주머니 터는 기업’ 쯤으로 인식됐던 게 사실이다.

지난 세월 동안 통신회사의 공(功)이 적었던 건 아니다. 한국의 정보화 지수를 세계적인 수준으로 올려놓은 주역이 그들임을 부정할 수 없다.
 
한 해 수조원에 달하는 그들의 투자가 없었다면 ‘정보통신 강국’은 실현 불가능했겠다. 그들의 투자를 밑천 삼아 휴대폰이나 장비 산업이 성장할 수 있었던 것도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국민의 인식은 이런 공을 온전히 통신회사들에게 돌리지 않는다. 국민은 결국 그 투자금이 자신의 주머니에서 나온 것이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복지가 잘된 OECD 국가와 비교해도 우리 국민의 가계에서 차지하는 통신비의 비율이 상당히 높기 때문이다. 그 이유로 시민단체들은 끊임없이 요금인하를 주장해 왔다.

통신회사의 역할이 작지않았음에도 이런 역설적인 구조가 온존할 수 있었던 데는 정부 탓이 크다. IMF 환란 이후 정부는 정보통신 분야에서 활로를 찾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 분야에 대한 투자가 필요했다. 또 투자의 주체는 통신회사 중심일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교묘한 정책적 지원이 불가피했다. 정부에 의한 요금인가제나 설비기반중심의 성장정책 또한 그 일면이다. 정부와 통신회사는 적어도 10년 이상 그런 교감을 나눠왔다.

그런데 이런 교감이 흔들리고 있다. 아니 그 교감의 유효기간이 이제 끝나가는 듯한 느낌이다. 이미 노무현 정부 말기부터 정책적 변화가 감지되더니 이명박 정부 출범을 앞두고 더욱 또렷해지는 분위기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가계 통신비 30%인하’라는 당선자 공약과 대형 통신회사들의 지난해 말 조직개편 및 연초 신년사에서 뚜렷하게 나타난 脫 Telco의 방향이 이런 변화의 직접적 징표다.

정부의 정책방향과 기업의 사업방향이 예전과 사뭇 달라진 것이다.

이명박 정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취임전 통신요금 20% 인하 추진’이란 계획을 섣불리 발표했다가 혼선을 빚은 뒤 약간 물러서는 듯한 조짐을 보이고 있으나 궁극적 방향에는 변함이 없어 보인다.
 
이번 발표는 국민의 전폭적 지지에 취임 전부터 뭔가 답례를 하기 위해 서두른 측면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또 정부가 추진하면 된다는 관치주의의 관성이 여전히 상존한다는 느낌도 지울 수 없다. 그런 섣부름이나 구각 또한 이명박 정부가 풀어야 할 숙제임을 부정할 순 없을 것이다.

그래도 중요한 건 이명박 정부의 통신정책이 종전과는 다른 방향으로 변화할 것이라는 점만은 분명해 보인다는 사실이다. 그 핵심은 통신회사에 힘을 몰아주었던 ‘설비기반중심의 성장정책’과 시장의 안정을 꾀하려는 ‘유효경쟁 정책’을 포기하는 쪽이다.
 
이런 정책 방향은 참여정부 마지막해에 상당히 골격을 갖췄는데, 이명박 정부에서는 더 강하게 추진될 것으로 판단되는 것이다. 적자생존의 무한경쟁이 펼쳐지는 것이다. 최근의 통신요금 논란 또한 기본적으로 이런 큰 가닥의 변화 속에서 파생했다 봐야한다.

사실 이런 기미를 누구보다 먼저 알아차린 곳은 통신회사다.

통신회사들은 치밀한 정보전을 통해 이명박 후보의 당선을 예측하고 이명박 정부의 향후 정책까지 어느 정도 가늠했던 것으로 보인다.
 
 단정할 순 없지만, 참여정부 마지막 해에 가시화된 ‘망내할인’이나 ‘문자메시지요금 인하’ 등의 조치도 대세를 파악한 뒤 결정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생각해봐야 할 것은, 통신회사의 이런 움직임은 단순히 생색내기 위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근본적인 변화를 위한 구조 개선으로 보는 게 더 맞을 수 있다. 통신회사들의 지난해 말 조직개편은 생존을 위한 구조개선의 실천적 움직임인 것이다.

SK텔레콤이 조직을 네 개로 분할한 것이 대표적이다.

텔코(Telco. 전통적인 통신사업)가 여전히 조직의 핵심사업임에도 불구하고 아주 가시적이고 구체적으로 脫 텔코 영역에 힘을 실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조직 구조상 글로벌과 컨버전스 사업영역을 텔코와 동등한 지위로 끌어올렸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근본적으로 텔코의 확장성이 세계적으로 한계에 부닥친 점이 이런 조직 개편에 영향을 미쳤겠지만 ‘MB 노믹스’의 방향 또한 직접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더 이상 ‘국민 주머니만을 터는 사업’으로는 성장할 수 없다는 판단을 정확히 내렸다고 할 수 있다.

KT의 움직임 또한 크게 다르지 않다.

거친 논란이 불가피함에도 불구하고 KTF와 합병 추진 문제를 서둘러 발표한 점, 또 IPTV법의 통과를 계기로 스스로를 ‘통신회사’라기보다 ‘종합 엔터테인먼트 미디어’ 기업이라고 본격적이고 공개적으로 부르기 시작했다는 점이 대표적인 징후다.
 
 과거와 같은 전통적인 통신사업 방식으로 ‘마의 매출 12조원 벽’을 넘을 수 없다는 것이 기본적인 판단이고,
 
그 벽을 돌파할 상징적인 어휘가 ‘종합 엔터테인먼트 미디어 기업’인 셈이다. 그것은 더 이상 ‘대동강 물’(업계에서 전통적인 통신사업을 비아냥대는 말)만 팔아서는 살 수 없다는 깨달음이다.

두 회사의 가시적인 변화에 비하면 LG 통신 3사(LG텔레콤, LG데이콤, LG파워콤)의 경우 상징적인 변화 모습을 발견하기 힘들다.
 
오히려 과거의 유효경쟁정책(산업발전과 소비자 권익 보호를 위해 시장 플레이어간의 적절한 균형이 필요하다는 의미의 각종 정책)에 기대려는 마음이 아직은 더 크다는 느낌도 있다.
 
 하지만 LG 또한 장기적으로 커다란 변화의 물결에 올라타지 않을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과거의 향수에 젖어 있기만 하다면 아무도 돌아보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작은 정부’ ‘더 이상 정경유착은 없다’ ‘親기업’ ‘가계 통신비 30% 절감’….

당선자 주변에서 흘러나온 이런 어휘가 분명히 암시하는 점은, 그것이 무엇이 됐건, 통신서비스 회사들에게는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환경이 주어질 것이라는 사실이다.
 
 그 환경을 한 마디로 압축한다면 ‘정글’에 가까울 테고, 눈치 빠른 기업들은 이미 변한 생태계에 맞게 체질을 바꾸려 하고 있는 것이다.

제대로, 그리고 냉혹하게 인식할 필요가 있다. ‘親기업’이란 이명박 정부의 핵심 어휘는 ‘정부에 의한 인위적 지원’이 아니라 ‘무한 경쟁할 자유’라고 해석돼야만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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