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를 남다르게 하는 사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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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배울점 댓글 0건 조회 857회 작성일 08-01-22 10:11본문
LG전자 남용 부회장은 업무회의와 관련해 ‘세븐 돈츠(seven donts)’라는 이름의 7대 금지사항을 간부들에게 내렸다. △사전 양해 없는 회의 일정 변경 △자기 자랑 △참석자 제안 무시 △사생활 발언 등이 회의 시 해서는 안 될 ‘칠거지악’에 포함됐다. 회의 중 불필요한 시간 낭비를 막고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교보생명은 회의비용 산출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다. 회의를 준비한 직원이 참석자의 인건비, 비품 사용료, 장소 대여료 등을 계산해 “이번 회의에는 100만 원의 비용이 들어간다”라는 식으로 공지한다. 이후 불필요한 회의가 줄어들었음은 물론이다.
조직 내 복잡성을 줄이고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선도 기업들의 노력이 본격화하고 있다.
기업이 성장하면서 조직이 커진 데다 세계화와 고객 욕구 세분화, 제휴 관계 확대 등으로 이전보다 조직이 훨씬 복잡해지면서 여러 가지 문제가 파생됐다는 판단 때문이다. 조직이 복잡해지면 △불필요한 비용 증가를 초래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의 실행을 가로막으며 △구성원들의 피로도만 높인다. 특히 복잡한 조직에서는 효율적 통제가 이뤄지지 않아 도덕적 해이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선도 기업들은 조직 내 복잡성을 해소하고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회의 관행을 손질하며 업무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있다. 캐논은 회의실 탁자 높이를 30cm 높여 서서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집중도를 높이고 시간 낭비를 막기 위해서다. 도요타자동차는 사무실에 ‘정시 개최, 1시간 이내 완료’와 ‘연봉 1000만 엔을 받는 사람의 시간당 임금은 5000엔입니다’라는 문구를 적어 놓고 효율적 회의 진행을 독려하고 있다. SK네트웍스는 주요 회의에서 아예 종이를 없앴다. 회의 자료 준비에 소요되는 불필요한 시간 낭비를 막고 창의적 아이디어를 끌어내기 위한 것이다. NHN은 15분 안에 회의를 끝내자는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화려한 파워포인트와 완벽한 보고서를 고집하는 경영자들도 조직을 복잡하게 만든다. 보고서 ‘장식(decoration)’에 들어가는 불필요한 낭비를 막기 위해 맥킨지 등 주요 컨설팅 업체들은 파워포인트 작업을 외주 형태로 인도 전문가에게 맡기고 있다. 캐나다 통신장비 업체 노텔의 데니스 케어러 전무는 ‘1분 드릴(drill)’이란 관행을 정착시켜 1분 안에 몇 장의 슬라이드로 핵심을 전달하는 관행을 정착시켰다.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도 A4용지 한 장 이내로 보고서를 만들도록 했으며 실무 부서 관계자들과 ‘스탠딩 미팅’을 통해 의사결정을 하는 관행을 정착시켰다.
업무의 복잡성을 유발하는 직원에게 징벌적 조치를 취하는 회사도 있다. 맥킨지는 연봉 협상 시 업무 질에 비춰 초과근무가 적은 사람의 연봉은 인상하는 대신 습관적으로 야근하는 직원은 삭감한다.
‘벽 없는 조직’이란 책의 저자인 론 애슈케너스 컨설턴트는 “특별한 목적 없이 회의를 소집하고, 불분명한 지시를 내리거나, 별 생각 없이 ‘전체답장’ 버튼을 눌러 불필요한 사람에게 e메일을 보내는 사람들 모두 복잡성에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의 근본 원인 중 하나도 상품 구조가 너무나 복잡해 많은 사람들이 위험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독일 전자업체 지멘스는 복잡성으로 재무 부정이 일어났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회사를 단순화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손민선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한국의 노동시간이 가장 길지만 생산성은 선진 7개국(G7)의 40% 수준에 불과하다”며 “업무의 양보다는 질을, 보기 좋은 것보다는 내용이 충실한 보고서를 더 높게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남국 기자 march@donga.com, 문권모 기자 mikemoon@donga.com
교보생명은 회의비용 산출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다. 회의를 준비한 직원이 참석자의 인건비, 비품 사용료, 장소 대여료 등을 계산해 “이번 회의에는 100만 원의 비용이 들어간다”라는 식으로 공지한다. 이후 불필요한 회의가 줄어들었음은 물론이다.
조직 내 복잡성을 줄이고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선도 기업들의 노력이 본격화하고 있다.
기업이 성장하면서 조직이 커진 데다 세계화와 고객 욕구 세분화, 제휴 관계 확대 등으로 이전보다 조직이 훨씬 복잡해지면서 여러 가지 문제가 파생됐다는 판단 때문이다. 조직이 복잡해지면 △불필요한 비용 증가를 초래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의 실행을 가로막으며 △구성원들의 피로도만 높인다. 특히 복잡한 조직에서는 효율적 통제가 이뤄지지 않아 도덕적 해이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선도 기업들은 조직 내 복잡성을 해소하고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회의 관행을 손질하며 업무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있다. 캐논은 회의실 탁자 높이를 30cm 높여 서서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집중도를 높이고 시간 낭비를 막기 위해서다. 도요타자동차는 사무실에 ‘정시 개최, 1시간 이내 완료’와 ‘연봉 1000만 엔을 받는 사람의 시간당 임금은 5000엔입니다’라는 문구를 적어 놓고 효율적 회의 진행을 독려하고 있다. SK네트웍스는 주요 회의에서 아예 종이를 없앴다. 회의 자료 준비에 소요되는 불필요한 시간 낭비를 막고 창의적 아이디어를 끌어내기 위한 것이다. NHN은 15분 안에 회의를 끝내자는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화려한 파워포인트와 완벽한 보고서를 고집하는 경영자들도 조직을 복잡하게 만든다. 보고서 ‘장식(decoration)’에 들어가는 불필요한 낭비를 막기 위해 맥킨지 등 주요 컨설팅 업체들은 파워포인트 작업을 외주 형태로 인도 전문가에게 맡기고 있다. 캐나다 통신장비 업체 노텔의 데니스 케어러 전무는 ‘1분 드릴(drill)’이란 관행을 정착시켜 1분 안에 몇 장의 슬라이드로 핵심을 전달하는 관행을 정착시켰다.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도 A4용지 한 장 이내로 보고서를 만들도록 했으며 실무 부서 관계자들과 ‘스탠딩 미팅’을 통해 의사결정을 하는 관행을 정착시켰다.
업무의 복잡성을 유발하는 직원에게 징벌적 조치를 취하는 회사도 있다. 맥킨지는 연봉 협상 시 업무 질에 비춰 초과근무가 적은 사람의 연봉은 인상하는 대신 습관적으로 야근하는 직원은 삭감한다.
‘벽 없는 조직’이란 책의 저자인 론 애슈케너스 컨설턴트는 “특별한 목적 없이 회의를 소집하고, 불분명한 지시를 내리거나, 별 생각 없이 ‘전체답장’ 버튼을 눌러 불필요한 사람에게 e메일을 보내는 사람들 모두 복잡성에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의 근본 원인 중 하나도 상품 구조가 너무나 복잡해 많은 사람들이 위험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독일 전자업체 지멘스는 복잡성으로 재무 부정이 일어났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회사를 단순화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손민선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한국의 노동시간이 가장 길지만 생산성은 선진 7개국(G7)의 40% 수준에 불과하다”며 “업무의 양보다는 질을, 보기 좋은 것보다는 내용이 충실한 보고서를 더 높게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남국 기자 march@donga.com, 문권모 기자 mike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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