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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당發 정권교체 징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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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신당發 댓글 0건 조회 768회 작성일 07-12-18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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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투자기관에 근무하는 A씨는 노무현 정부들어 집권세력에서 자신의 회사 최고 책임자를 사실상 낙점하는 방식을 고쳐보려했다. 정치적 외풍에 조직 전체가 휘둘리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
 
 2년전쯤 열린우리당 소속 B의원과 만나 제도개선의 당위성을 설명하며 도움을 요청했다. 당시 B의원은 “좀더 시행해보고 생각해보자”고 했다.
 
유보적인 대답이었지만, 최고 책임자 인선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권력’을 왜 놓느냐는 투였다. B의원은 개혁성향으로 알려져 있던터라 A씨의 실망은 컸다.

A씨는 한 달전쯤 대통합민주신당으로 당적을 옮긴 그 의원을 우연히 다시 만났다. 이때 같은 문제가 거론되자 B의원 반응은 예전과 달랐다.
 
 “맞아. 시행보니 여권에서 최고 책임자를 결정하는 것은 문제가 많은 것 같다”며 선뜻 동의했다. A씨는 순간 당혹스러웠다.
 
 그러나 B의원이 돌변한 속내를 눈치채곤 쓴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A씨는 “노무현 정부 5년을 겪으면서 ‘갈아보자’는 여론이 높아져 이번 대선에서 신당이 집권하지 못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정권이 교체될 경우 새 집권세력이 A씨가 몸담고 있는 기관의 최고 책임자 결정권한을 갖게 될 것이기 때문에 대선 전에 제도를 바꾸자는 입장으로 급선회했다는 풀이다.

한 정치인의 얄팍한 계산을 드러낸 일화로 웃어넘길 수 있는 얘기다. 하지만 그 이상의 의미를 부여할 수도 있다.
 
신당 일부 의원들이 최소한 한 달여전부터 대선 패배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야당 정치인이 될 것에 대비해 몸풀기를 시작했다는 방증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른바 신당의 ‘야당 연습’이요, 신당발(發) 정권교체 징후다.

의결정족수 미달로 무산되긴 했지만 신당이 얼마전 현직검사 탄핵안을 사상 처음으로 발의한 것이나, 노무현 대통령 인기가 시들해지자 노 대통령을 압박하며 차별화를 꾀하는 신당의 행태도 검찰 및 대통령과 각을 세워야 하는 야당연습으로 비쳐진다.
 
지지세를 모으기 위해서라지만 신당이 여당인지, 야당인지 헷갈린다. 이들이 한때 청와대에서 노 대통령과 어깨동무를 한 채 ‘임을 위한 행진곡’을 목이 터져라 불렀던 장본인들이라곤 도저히 믿기지 않는 현실이다.

신당이 범여권 후보단일화를 이루지 못한 점 역시 정권교체 징조다. 선거는 구도와 인물싸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구도가 중요하다.
 
 그러나 소위 진보세력은 총선 지분 문제 등으로 인해 하나로 뭉치지 못했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독주할 수 있는 구도를 마련해준 셈이다.

그래서 신당은 이명박 후보를 ‘날려버릴 한 방’을 찾아다녔고, 마침내 ‘BBK라는 투자자문회사를 설립했다’는 이 후보 발언이 담긴 CD를 찾아내 공개했다.
 
BBK 특검법안도 국회에서 통과됐다. 이명박 후보는 도덕성에 큰 상처를 입게 됐다. 신당은 이 후보에게 ‘한 방 먹인’ 여세를 몰아 후보직을 사퇴하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지율에서 이 후보에게 20%포인트 가량 뒤처진 정동영 후보는 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와 이인제 민주당 후보에게 반부패연대 공동정부를 제안했다.
 
색깔이 전혀 다른 이회창 무소속 후보에게도 힘을 합치자고 손을 내밀었다. 정 후보 자신으로 후보를 단일화하면 사표(死票)가 없어져 이 후보에게 이길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과연 그렇게 될까. 문국현 후보측 관계자는 정 후보 제안에 대해 “부패(이명박)가 싫다고 무능(정동영)을 택하라는 건 횡포”라고 일갈했다.
 
 ‘노무현 정부=도로 열린우리당(신당)=무능’이라는 인식이 광범위하게 퍼져있음을 표현한 듯하다. 맞는 지적이다.
 
범여권 진영의 입장이 이러할진대 신당의 기대는 너무 큰 것 같다. 투표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와 시간도 없다. 이래저래 유권자들만 성질나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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