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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원하는 지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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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도자 댓글 0건 조회 723회 작성일 07-12-11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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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내가 원하는 우리나라’라는 제목으로 칼럼을 시작했다. 새해를 맞아 나라에 대한 간절한 염원을 신년의 덕담마냥 그 글에 담았다.

한 해를 마감하면서 다시 ‘내가 원하는 지도자’라는 비슷한 글 제목을 떠올린다.
 
공교롭게도 1주일 후면 앞으로 5년간 나라의 운명을 좌우할 지도자를 대통령으로 선출한다.

지도자란 사전적 의미로는 “공동체의 조직, 목표, 정책 등을 결정하고 구성원을 본래의 목적을 향해 통솔·인도하는 사람”을 말한다. 이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공동체가 나아가야 할 이상적 목표를 제시하는 것이다.
 
 후보들이 대중적 인기에 영합해 현실성이 떨어지는 목표를 설정하여 현혹하는 것도 문제이지만, 시간 들여 풀어야 할 과제를 당장에 해결할 것처럼 공약하는 것도 문제다.
 
 남의 약점을 자신의 장점과 대비시키는 차별화 전략도 딱하게 보이지만, 자신의 약점을 설익은 비전으로 얼버무리는 것도 답답하다.
 
 국민들은 지도자가 지향하는 분명한 목표를 잘 알지 못한 채 투표에 임해야 하는 딱한 형편에 있다.
 
후보마다 경제문제를 쟁점화하고 있지만, 지도자라면 경제를 아우르면서 그것을 뛰어넘는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50년, 100년 후 한국의 미래상은 제시하지 못한다하더라도 5년, 10년 후 한국이 어떻게 변화될 것인가는 구체적으로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어려운 현실을 감안하면 경제문제의 쟁점화를 외면할 수 없겠지만, 이 문제는 어디까지나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수단이다.
 
 이번 선거가 후보자들의 국가적 비전이 제시되지 않고 목표와 수단이 혼동되는 가운데 치러진다면, 비전 없는 선거였다는 비판을 면치 못할 것이다.

-비전·결단·포용력등 겸비-

‘내가 원하는 지도자’는 난마와 같이 얽힌 복잡한 상황들을 제대로 갈래짓고 단순화시켜 해결하는 능력을 지닌 자다.
 
이것은 지도자가 갖는 가장 중요한 자질 중의 하나로 그의 경력이 이를 증거할 수도 있다.
 
 지도자는 대중이 미처 생각지 못한 것도 세심하게 살펴야 하지만, 복잡다단한 사회상을 단순화할 수 있는 혜안은 그 경력을 보완해 줄 것이다.
 
 다원화된 현대사회는 어떤 사물도 다른 것들과 유기적으로 연계되어 있지 않은 것이 없다. 하나를 건드리면 다른 것들이 함께 부침하게 되어 있다.
 
복잡한 상황의 핵심을 꿰뚫어 파악하는 것이 단순화시키는 요체다.
 
조선 후기 채제공(蔡濟恭)이 이익(李瀷) 선생의 학문을 두고 ‘탐본설요(探本●要)’라 했듯이, ‘근본을 찾아서 요점을 잡는’ 능력이 지도자의 척도다.
 
정도를 따라 단순화해서 해결하는 길을 외면하고 고의적으로 사태를 더 복잡하게 만드는 사례가 우리 역사에는 얼마나 많았던가. 지도자라는 이름이 그래서 부끄럽게 된다.

‘내가 원하는 지도자’는 용기와 결단을 겸비한 자다.
 
지도자의 위치는 무수한 비판과 반대 속에서도 초지일관해야 하는 불퇴전의 용기를 필요로 하고, 매일 부딪치는 자신과의 투쟁에서 절제와 인내로 극기해야 하는 고독한 자리다.
 
그는 또한 순간순간 어려운 결단을 홀로 내려야 한다. 인간이기에 때로는 실수하고 거짓의 늪에 빠져 지도력에 심한 상처를 주기도 한다.
 
그러나 자신의 방향타가 없이는 표류할 수밖에 없는 함선을 생각하면서 심연의 좌절 속에서도 용기를 내야 한다.
 
실수와 거짓을 저질렀을 경우, 철저한 자기검증과 진솔한 자기고백이 필요하다. 이것은 지도력을 회복하는 첩경이면서 공동체에 감동과 희망을 준다.
 
 지도자가 진솔한 자기고백으로 정직해지고 끊임없는 파사현정(破邪顯正)으로 자신을 채찍질할 때, 사회적 품격과 국격은 괄목상대로 높아갈 것이다.

-국민에 감동과 희망을 줘야-

지도자는 난마와 같이 얽힌 복잡한 상황을 단순화의 논리로 쾌도난마처럼 풀어야 하지만, 그 못지않게 관용과 포용력을 중요한 덕목으로 겸비해야 한다.
 
민주주의 사회가 다원성에 기초하는 한, 관용과 포용력은 어쩌면 운명적이다.
 
 문제는 그 한계다. 자신을 향한 외부의 끊임없는 도전에 대해서는 최대한 포용력을 발휘해야 한다.
 
그러나 공적 질서를 파괴하는 행태나 사회적 불의를 용납하는 관행에까지 관용과 포용력이 위임된 것은 아니다.
 
지도자에게 사적 영역과 공적 영역이 따로 없지만, 관용과 포용력을 발휘함에 그것을 제대로 구분할 수 있다면, 그 또한 ‘내가 원하는 지도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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