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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우와 김정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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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신상 댓글 0건 조회 710회 작성일 07-10-04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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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우와 김정길
중앙일보 | 기사입력 2007-10-04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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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신동재]    공기업 하면 으레 떠오르는 단어가 있다.
 방만·부실 경영, 성과급 잔치, 낙하산 인사에 이어 몇 달 전에는 ‘이과수 폭포’도 추가됐다.
 
 이과수 폭포 외유 스캔들이 터진 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이번에 또 공기업의 ‘흥청망청 파티’가 공개돼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다.
 
전 직원에게 200만원짜리 노트북 컴퓨터를 선물하느라 예산을 축낸 곳이 있는가 하면 명예 퇴직자에게까지 건강검진과 경조사비를 제공하는 곳도 있었다.
 
 ‘신이 내린 직장’이 아니라 ‘신도 부러워할 만한 직장’답다.
 
 직원들 욕심은 그렇다 치고 공기업 대표라도 혈세를 아끼려는 마음이 있었다면 이렇게 국민을 좌절시키는 일이 빈발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들 기관장의 공통점은 대부분 정권의 낙하산을 타고 임명된 정치인 출신이라는 점이다.
 
전문성이 없으면 도덕성이라도 갖춰야 할 텐데 무자격자들이 직원복지란 핑계로 세금을 도둑질하고 있는 셈이다. 체육계도 노무현 정권 초 낙하산으로 임명된 경기단체 수장이 여럿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신상우 총재도 그중 한 사람이다. 구단주 회의에서 추대됐다고 하지만 부산상고 출신의 친노무현 인사가 아니었다면 그가 KBO 총재가 될 이유는 없었다. 야구와 전혀 인연이 없던 사람이다.
 
 지금 야구계 최대 현안은 현대 야구단 매각 문제다. 인수 기업이 나타나지 않으면 현대는 팀 해체의 수순을 밟을 수밖에 없고, 내년 시즌을 7개 구단으로 꾸려가야 할 처지다.
 
 신 총재는 지난주 기자회견을 열어 “11월 말까지 현대 문제가 해결된다. 현재 한 군데 기업과 구체적으로 협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연 이번엔 그 말을 믿어도 될까.
 
 신 총재는 현대 매각을 놓고 여러 차례 지키지 못할 말을 했다. 지난 1월엔 상반기 중에 해결된다고 공언했고, 5월이 되자 7월까지는 된다고 하더니, 이번에 다시 11월까지 마무리된다고 확언했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 보면 신 총재의 일방적인 짝사랑임을 금방 알 수 있다. 인수를 희망하던 농협은 노조 및 농민단체의 반대로 현대 인수가 물 건너간 상태고, 새로 인수하겠다고 거론되는 기업은 해운회사여서 야구단 운영에 따른 홍보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한다. 이 같은 점을 들어 실무진에서도 강하게 반대 의사를 내놓고 있다고 한다.
 
 상황이 이런데 11월 매각을 기정사실인 양 발표한 것은 아무리 정치인 출신이라지만 경솔하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당사자인 현대 선수들조차 시큰둥한 반응이다.
 
 그의 공약인 돔 구장 건립 문제도 그렇다. 5월 안산시장과 현대건설 대표, 신 총재 등이 돔 구장 건설 양해각서를 체결하면서 “내년 초부터 공사에 들어간다”고 국민 앞에 약속했지만 지금까지 한 발짝도 진척이 없다.
 
복합문화공간 건립까지 포함해 2조원 가까이 소요될 대공사를 앞두고 구체적인 자금조달 계획 없이 서둘러 발표했기 때문이다. 신 총재는 이에 대해 “11월 중에는 무조건 첫 삽을 뜨겠다”고 말하고 있다.
 
 김정길 대한체육회장도 크게 보면 낙하산 출신이다. 그 역시 체육과 관계가 없던 정치인이었다. 그러나 최근 그가 펼치고 있는 ‘체육계 자정운동’을 보고 있으면 ‘낙하산 인사’에 대한 생각이 조금 달라진다.
 
김 회장은 차기 체육회장 불출마의 배수진을 치고 비리·편파판정·구타 등 체육계의 고질병을 도려내기 위해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체육계의 고질병 수술은 오히려 체육계 출신이 하기 힘든 일이다. 그는 “한국의 체육계를 투명하고 공정한 경쟁의 무대로 만들었다는 후손들의 평가를 받는다면 회장으로서 최고의 보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낙하산’은 없어져야 할 유물이다. 그러나 어쩔 수 없이 낙하산이 됐다 하더라도 생각을 바꾸면 얼마든지 할 일이 있다.
신동재 문화스포츠부문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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