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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여름을 생각한다(仰天不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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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앙천불괴 댓글 0건 조회 715회 작성일 07-09-03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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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장마, 납치, 인질, 위조, 변조 등 생각하기도 싫은 단어들로 얼룩진 올해 여름이 끝자락에 놓여 있다.
 
극성을 부리던 폭염은 아침 저녁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과 함께 과거로 사라졌다. 잊으려고 애쓰지 않아도 소리 소문 없이 망각의 세계로 떠났다.

인질, 납치도 조만간 잊어질 것 같다.
 
탈레반 무장단체에 잡혀 악몽에 시달리던 그들이 51일 만에 우리 곁으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사회를 불신의 늪으로 빠지게 한 위조, 변조 등의 추악한 단어들은 아무리 노력해도 뇌리 속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아니 ‘권력형 커넥션’ ‘갤러리 게이트’ ‘신정아 게이트’ ‘옷 로비 사건’ 등 다시는 생각조차 하기 싫은 옛 단어들을 덤으로 데려와 우리 곁을 맴돌고 있다.

신정아씨 학력위조 사건이 마침내 권력비호 의혹으로 비화되기 시작했다.
 
 ‘청와대 정책실장 비호’ ‘전 정권 실세와 가깝다’ ‘특정 대권후보 관련설’ 등 온갖 풍문이 나돌고 있다.
 
학교, 정계, 불교계가 뒤엉킨 신씨 사건은 자고 나면 의혹이 커진다.
 
하지만 이번 사건에 연루된 사람들은 사건의 전말을 소상히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진실을 숨기고 서로에게 비수를 겨누고 있다.

또 정윤재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과, 그의 소개로 정상곤 전 부산국세청장에게 1억원의 뇌물을 건넨 건설업자 김상진씨를 둘러싼 의혹도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지금 우리는 입에서 나오는 소리는 숨소리 빼놓고는 다 거짓말뿐인 세상에 살고 있다. 365일이 모두 만우절처럼 느껴진다.

심리학자들은 거짓말엔 두 종류가 있다고 한다. 그 하나는 ‘흑색 거짓말’이고 다른 하나는 ‘백색 거짓말’이다.
 
흑색 거짓말은 자기 자신이 거짓말이라는 것을 분명히 알면서 저지르는 거짓말이요, 백색 거짓말은 무의식적으로, 습관적으로, 죄의식 없이 저질러지는 거짓말이다.
 
우리 사회에는 이 두 가지 거짓말이 혼동된 채 사용되고 있다. 권력형 커넥션의 주범들도 이 범주에 속한다.

우리는 과거 ‘아니면 말고’ 식의 정치적 폭로를 숱하게 목격했다. 또 정치인들의 단호한 결백주장이 번번이 거짓으로 드러나는 일에도 너무나 익숙해있다.
 
대통령 선거를 앞둔 올해엔 이런 구태가 다른 어느 때보다 극에 달할 것이 분명하다.

거짓말 행렬을 보고 있는 국민은 이제 배신감을 넘어 허탈감마저 느낄 정도다. 당장의 나라 꼴도 꼴이지만 이래서야 우리가 자라나는 세대에게 정직하게 살라고 가르칠 수 있겠는가.

그간 힘들게 쌓아놓은 국가 신뢰도의 추락도 두렵다. 실제 어느 경제관련 보고서는 신뢰지수가 10% 하락하면 성장률이 0.8%포인트 떨어진다고 했다.
 
따라서 ‘대한민국은 거짓말 공화국’이란 오명이 전 세계에 각인되면 자연히 우리나라 국가 신뢰도는 하락하게 된다.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하기는 무척 힘들다. 하지만 위기에는 위험과 기회가 공존한다.
 
따라서 이번 기회에 속물적 비양심적 행위, 학벌 사회, 검은 커넥션 등 거짓말로 중무장한 ‘공공의 적’을 사회적 소통을 통해 반드시 없애야 한다.
 
이 작업은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를 열어가기 위해선 반드시 필요하다.

여름의 끝자락에 다시 항일시인 윤동주(1917∼45)의 ‘서시’가 새삼 생각난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고 시인은 노래했다.
 
 ‘하늘을 우러러 부끄럼이 없다.’ 이를 굳이 한문으로 쓰면 앙천불괴(仰天不愧)가 된다.
 
 더 강한 표현으로 ‘하늘을 우러러보나 땅을 굽어보나 부끄러울 게 없다’는 말도 있다.
 
이때는 ‘앙부불괴(仰俯不愧)’가 된다. 부(俯)는 숙이거나 눕는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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