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관계 변화 물꼬 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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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물꼬 댓글 0건 조회 905회 작성일 07-09-05 08:35본문
노사관계 변화 물꼬 틀까 | ||||||||||||||||||||
현대자동차 노사간 임금 단체교섭이 어제 파업 없이 타결에 이르렀다. 10년 만에 보는 주목할만한 변화다.
파업은 헌법이 보장하는 노동자의 정당한 단체행동권이다. 파업을 하지 않고 타결을 했다고 해서 특별히 평가할 까닭은 없다.
그럼에도 이번 현대차 교섭 타결에 특별한 뜻을 부여하는 것은 그동안 현대차 노사가 보여준 불행한 노사관계 때문이다.
지난 십수년 동안 현대차 노사는 파업의 진통을 겪지 않은 해가 없었다.
노조는 파업 없이 타결하면 어용 시비에 휘말린다고 보고 으레 파업을 밀어붙인 뒤에야 협상에 나서는 경향을 보였다.
사용자 쪽도 교섭 초기엔 노조의 요구안에 맞서 의도적으로 아주 낮은 수준을 제시하고 파업 수위가 높아지고서야 최종안을 제시하는 관성에 빠져 있었다.
섣부른지는 모르나 올해의 무쟁의 타결을 계기로 일그러진 노사의 태도에 변화의 물꼬가 트이리란 기대를 하게 한다.
노사 양쪽이 파업 없이 타결에 이른 경험을 한 것 자체만으로도 앞으로 노사가 좀더 신중한 태도를 취할 여지를 넓힐 터이다. 노사가 지역사회 공헌기금으로 20억원을 조성한 것도 평가할 만하다.
하지만 한계 또한 분명하다. 무엇보다도 현대차 노사의 교섭이 산별교섭이 아니라 여전히 개별기업 임단협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노사의 쟁점도 오직 정규직 조합원들의 임금 인상이나 노동조건 개선에 머물러 있다.
이러다 보니 우리 사회의 최대 현안인 노동시장의 양극화와 그 핵심인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 해결에서 노사의 역할에 대한 고려는 애초부터 없었다.
지난 7월 보건의료 노사가 산별 단체교섭에서 정규직 조합원 임금 인상분 중 일부를 떼어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재원으로 쓰기로 합의한 점을 현대차 노사는 상기할 필요가 있다.
이번 무쟁의 타결에는 현대차 노사 양쪽이 제각기 직면한 특수한 상황도 적잖은 영향을 끼친 듯하다.
노조는 올해 들어 이미 1월과 6월에 두차례 파업을 했다. 그 탓에 노조 안팎의 파업 자제 여론에 적잖은 부담을 느끼고 있는 상황이었다.
회사도 정몽구 현대차 회장의 2차 항소심 선고공판을 앞둔 상황이라 되도록 파업을 피하고 싶었던 터다.
이번 무쟁의 타결을 발판으로 삼아, 현대차 노사관계가 단기적인 성과주의를 넘어 민주적이고 합리적인 노사관계로 한걸음 더 발전하길 기대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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