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끼리 잘 살자'는 생각은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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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우리끼리 댓글 0건 조회 882회 작성일 07-09-05 08:43본문
'우리끼리 잘 살자'는 생각은 위험하다.
가까이 있는 사례로 북한을 보자. 1990년대 냉전이 끝난 후 중국 외에는 변변한 이웃 하나 없더니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가 됐다.
멀리는 1930년 미국 의회가 통과시킨 '스무트홀리법'이 대표적이다. 여론에 따라 자국 산업을 보호하려 하더니 결국 대공황을 악화시키는 주범이 됐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외국 자본에 대한 반감이 높아지고 있다.
'반외자 정서'는 특히 지난해 5월 국민은행이 외환은행 인수 계약을 했을 때 더욱 극심했다.
당시 일부 신문 지면을 들춰보면 알겠지만 '투기자본 론스타가 떼돈 번다' '국부 유출을 막아야 한다'고 민족주의 심리를 자극하며 계약 파기를 선동(?)하는 사례도 있었다.
국민 절반이 이용하는 국민은행으로서는 이런 국민정서를 거스르기 힘들었다.
급기야 국민은행은 계약서에 '정부 승인과 검찰 조사 등을 지켜본 후 인수를 완료한다'는 조항을 넣었다. 이는 11월 론스타가 일방적으로 계약을 파기하는 근거가 됐다.
'우리끼리 잘 살자'고 내지른 감정들은 부메랑이 됐다. 외환은행에 관심 있는 국내 은행들이 '국민정서'라는 보이지 않는 파워의 눈치를 보는 사이 HSBC가 3일 론스타 측과 외환은행 인수 계약을 했다고 전격 발표한 것이다.
물론 이번 계약에서도 '내년 4월까지 한국 정부기관 인ㆍ허가와 법원 판결에 외환은행 운영에 대한 제약이 없을 것'이라는 단서가 있어 최종 인수는 장담할 수 없다.
하지만 만일 계약이 성사된다면 기회를 놓친 국내 은행들은 배아파하며 바라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한 국내 은행 임원은 "그놈의 국민정서법만 아니었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격하게 말했다.
HSBC의 외환은행 인수 계약 발표를 지켜보면서 "민족주의는 반역이다"라는 임지현 한양대 교수 주장이 떠올랐다. 자본주의 체제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금융부 = 조시영 기자 psy75@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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