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째 고혈압으로 고생하고 있는 곽명석씨(62·가명). 며칠 전부터 자꾸 뒷목이 뻣뻣하고 머리가 띵한 증상이 있어서 병원을 찾았다.
전문의에게 진단 받은 결과 그의 고혈압 증상은 더욱 악화된 상태. 하지만 곽 씨는 고혈압 증상이 악화된 데에 믿지 못하겠다는 반응이다.
곽 씨는 “평소 혈압이 높다 싶으면 약을 꾸준히 먹어 예방해 왔고 음식도 고혈압에 좋다는 음식만을 골라먹었는데 악화라니.. 도대체 무슨 영문인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고혈압은 60세 이상이 되면 절반이상에게서 생긴다. 하지만 전문의들은 대부분의 환자들이 적절한 치료를 제대로 하지 않거나 불확실한 민간요법에 의지해 오히려 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그 가운데 고혈압 치료에 있어 대표적인 문제는 환자들이 고혈압은 증상이 없다고 생각해서 병을 키운 다는 것이다. 고혈압은 증상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과연 고혈압은 증상이 있는 걸까?
◇ 고혈압 환자는 평상시에도 혈압이 높아..
결론부터 말하면 고혈압은 증상이 없다. 하지만 전문의 들은 환자들이 이에 대해 잘못된 생각과 함께, 고혈압 약은 한번 복용하면 평생 먹어야 하는 이유로 되도록 늦게 먹는 것이 좋다는 잘못된 생각을 갖고 있고 치료율이 낮은 것이라고 전한다.
삼성서울병원 내과 성지동 교수는 “종종 환자와 고혈압 증상에 대해서 실랑이(?)를 벌이게 되는데, 고혈압은 아무 증상이 없어 약물치료를 꾸준히 잘 해야 한다고 매번 당부를 해야 한다”고 말한다.
흔히 뒷목이 뻣뻣하고 머리가 띵하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고 심지어 그럴 때 혈압을 재보면 실제로 높게 나오는 경우도 있지만, 이는 많은 경우에서 원인과 결과가 뒤바뀐 것이라고 성 교수는 말한다.
즉, 혈압이 올라 증상이 생긴 것이 아닌, 몸이 불편해서 혈압이 올랐거나, 혹시 혈압이 오른 것이 아닐까하는 불안으로 인해 혈압이 높아졌을 경우가 많다는 것.
물론 화를 낸다든지 스트레스를 받을 때 혈압이 오르는 것은 당연하고 또 극심한 혈압 상승이 있는 경우에는 두통 등의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성 교수는 “기본적으로 혈압은 별 다른 증상이 없고, 느낌으로 혈압이 높은 것을 알 수 있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며 “고혈압 환자는 평상시에도 혈압이 높아 아무 불편함이 없어도 꾸준히 약을 복용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한다.
◇ 고혈압약, 장기적으로 먹으면 안 좋다?
또 계명대 동산병원 가정의학과 김대현 교수는 “건강검진에서 고혈압이 있음을 알려주면 많은 분들이 고혈압은 한번 약을 먹으면 평생 먹어야 하고, 고혈압 약은 오래 먹으면 안 좋다는 생각을 갖고 계시는 분들이 많은데, 이는 근거 없는 믿음”이라고 말한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이런 생각을 갖게 되는 원인에는 여러 가지 건강식품 판매업자들이 무의식중에 이러한 건강에 대한 잘못된 믿음을 강화하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인다.
지난 6월 진행된 유럽고혈압학회 미디어 워크숍에 따르면 전 세계 고혈압 인구는 성인의 25%에 해당하는 15억 명으로 추산된다. 더욱 심각한 것은 2025년에는 15억 6000만 명으로 늘어난 다는 사실.
이에 따라 고혈압은 이미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성장 동력을 마비시키는 걸림돌이 되고 있다.
혈압을 잘 만 조절한다면 뇌중풍 40%, 심근경색증 25%, 심부전증 50% 이상을 막을 수 있다. 하지만 약을 제대로 복용하지 않거나 관리를 잘 안 해주면 고혈압은 심장과 혈관에 부담을 줘 심장, 뇌, 신장, 눈에 여러 가지 합병증을 일으킨다.
이에 김교수는 “일반적인 고혈압의 기준은 140mmHg 이상이지만, 요즘은 120mmHg 이상일 때도 혈압을 자주 재어 보는 것이 중요하고, 또 혈압이 높아지지 않도록 규칙적으로 운동(걷기)을 하고 금연과 절주를 생활화하며, 혈압이 높으면 전문의에게 내 몸에 맞는 혈압약을 처방받아 합병증을 예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서울=메디컬투데이/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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