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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근 본부장이 1년전에 예측한 오늘의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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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1년전 댓글 0건 조회 1,049회 작성일 07-03-14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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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위원장님 사무총장님께!!!


영원히 변하지 않는 푸른 상록수처럼 곧고 푸른 정의감으로 공무원노조를 지켜 오신 두 분께서 제3기 위원장 사무총장에 당선되심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우리는 지금 0.8권 밖에 안 되는 특별법을 받자 받지 말자는 논쟁들을 벌이고 있는데, 이 문제는 단순히 탄압과 분노의 문제가 아니라 조직최대의 위기로 이어질 수 있는 심각한 문제로 인식되기에 대응의 방법에 대한 저의 고민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우리조직에 대한 진단입니다.


우리조직의 현실은, 지난 총파업의 후유증으로 극도로 위축되어 있고, 거의 모든 조합원들이 자신감을 잃어가고 있으며, 더 이상의 탄압에 맞설 단결력과 투쟁력이 부재한 상태입니다.


이러한 증거들은, 총파업의 파고를 넘어오면서 많은 동지들이 탈퇴를 했고(50명이상 탈퇴지부 38%이상) 지금도 계속 탈퇴를 하고 있는 지부(안산, 완도, 순창 등)가 많으며


이번 제3기 임원선거에서 경찰관들이 지켜본다는 이유로 노동의 메카인 울산에서조차 투표율이 50%를 밑돌았다는 사실과, 노조사무실 철거를 주장하는 서울지역의 현실들과, 투표율 과반수 미만으로 단독출마를 했던 안동시지부장이 결선투표를 포기해야했던 너무나 가슴 아픈 현상들은, 소중한 일꾼의 가슴에 상처를 남겼다는 절규의 아픔을 넘어 지금 우리조직의 현실이 어떠한지를 정확히 보여주는 확실한 증거들 이라고 생각됩니다.


이러한 조직적 현실을 무시하고 법외노조로 남아서, 모든 활동을 차단당하고, 조합사무실을 철거당하고, 원천징수를 금지당하고, 6급 담당(계장) 및 비 가입대상들이 조합을 탈퇴하지 않으면 징계하겠다고 협박당하고, 정부의 지시를 듣지 않으면 행 재정적 불이익을 주겠다는 정부의 협박에, 더욱 강력한 투쟁의지를 나타내며, 그래 할 테면 해봐라 어디 한번 해보자며, 맞설 조합원과, 사용자 측 간부들과, 단체장들이 과연 몇 명이나 있겠는가? 라는 현실적 진단을 해 봅니다.


둘째, 아주 냉정하게 2006년 투쟁의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특별법 발효의 의미를 분노의 감정이 아닌, 냉철한 이성으로 고민해 보면, 우리가 계속 법외노조로 남겠다는 것은, 정부 쪽은 그 법을 우리에게 100% 적용해서 탄압 하도록 내버려 두고, 우리는 그 법이 허용하는 노동활동의 보장마저 송두리째 포기해버리고 오로지 맨몸으로, 오기로, 탄압의 채찍에 피멍이 들어가면서, 총액인건비제, 팀제, 비정규직 20%채용 등의 신공공관리 정책을 막아내겠다는 것과 같습니다.


특별법의 문제는, 우리가 정부를 대응하여 협상할 수 있는 무기로 폭탄이나 대포를 요구하다가, 2,400명의 징계와 400여명의 해직을 당해가면서 겨우 딱총이나 연필 깎기 칼 한 자루를 쟁취해 낸 것과 같습니다.


우리의 힘이 미약했던지, 아니면 정부의 형편없는 노동정책이 문제였던지 간에 우리가 처음에 요구했던 대포를 쟁취하지 못했다고, 그렇게 많은 투쟁과 희생을 통해서 쟁취해 낸 그 연필 깎기 칼마저 포기해 버리고 완전히 맨몸으로 싸워 나가겠다는 것은, 우리가 투쟁하고 쟁취해야할 정권과 자본의 전방위적인 압박과 탄압이 너무 가혹할 것이고, 이 탄압을 감당해야할 우리의 단결력은 너무나 많이 위축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어쩌면 지금 우리가 쟁취해 내어야할 해직자 동지들의 복직문제-단결권확대-단체교섭권강화- 단체행동권의 완전보장 요구보다 더 긴급한 것은 기본적인 노동활동의 보장입니다. 솔직히 지금, 조합사무실이 폐쇄당한다고 투쟁하려 나오라고 하면 신속히 달려올 조합원이 몇 명이나 있겠습니까?


노동조합 일을 함께 해보자고 권유하면 살며시 피하기만 할뿐 그래 옳은 일이니까 한번해보자고 나서는 사람이 없는 실정입니다.(그만큼 우리 조직은 위축되어 있음)


그런데, 이런 문제를 단순히 조합원이 의식이 부족해서 그렇다며 애민 조합원을 비판 할 수도 비판해서도 없지 않습니까? 물론 그 이유는 정부의 계속된 탄압의 결과이겠지만 이런 안타까운 현상들을 고쳐내기 위해서 우리는 온몸과 가슴으로 운동을 계속하고 있는 것이지만, 조합원들이 위축당하고 떨어져 나가는 고통만큼 아픈 고통이 없고, 지금 우리 조합원들은 너무나 힘들어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셋째, 이제 더 이상 노동활동의 보장 없이는 어떤 싸움도 계속할 수 없습니다.


특별법의 말도 되지 않는 수준이 너무 억울하고 분하지만, 분하고 억울할수록, 이 법을 폐기시키거나 개정시켜 내기위한 투쟁의지와 지혜를 모아야지 정부 측에 계속 탄압해도 좋다는 빌미만 제공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정부와 맞서 싸울 수 있는 원초적인 힘은 조합 활동의 보장에서 출발합니다. 우리가 총파업을 성사시키고 오늘의 공무원노조를 만들 수 있었던 것은, 노동활동이 잘 보장된 훌륭한 법이 아니라, 말도 안 되는 직장협의회법이라는 원초적인 법이 있었고, 우리가 그 법으로 인가증을 받아서 기본적인 조합 활동을 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직장협의회법이 어땠습니까?

연합단체도 구성하지 못하게 했고, 업무시간에 아무것도 못하게 했고, 공휴일 날 집회에 참가만 해도 개 돼지나 짐승처럼 마구잡이로 잡아 가두어도 되었던 법이었습니다.


우리가 이법을 뛰어넘어 6.9창원대회를 성사시키고, 7. 28부산대회, 11.3서울대회, 그 이듬해 3.23 노조창립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잘 만들어진 법이 있어서가 아니라, 인가증을 받아서 기본적인 활동을 보장받고, 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활동들을 해왔기 때문입니다. 만약에 직장협의회법이 없었고 우리가 이 엉터리 같은 법률의 합법화 되지 않았다면 지금의 공무원노조가 있었겠는지 한번 상상해 보십시오.


지금의 특별법 보장수준이 연필 깎는 칼 한 자루에 불과하지만, 분명 전국단위 노조를 결성할 수 있고, 교섭과 협약을 할 수 있고, 임금도, 수당도, 노동조건과 직접 관련된 인사, 예산, 법령도 교섭할 수 있으며, 다른 모든 것보다 더 중요한 조합 활동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것에서 다른 직원들 눈치안보고 노동조합에서 실시하는 회의, 교육, 등의 활동에 참여 할 수 있게 된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설립인가를 받는데 가장문제가 되는 것은, 6급 담당(계장)과 해직자동지들의 조합원자격 문제인데


6급 담당(계장)의 문제는, 노동부의 설명 자료와 1998년에 계장직제를 없앨 때 행자부에서 6급 담당은 법적으로는 지휘 통솔권이 없다고 명시했으며, 다만 잘못된 관행으로 업무총괄, 업무전반 등으로 업무분장을 하고 있는데, 그런 잘못된 관행을 고치면 가입할 수 있는 문제라고 적시하고 있으므로, 잘못된 관행과 업무분장을 고쳐서 6급 담당들이 조합활동을 계속 있으므로 문제가 되지 않고

 

해직자 동지들의 문제는, 어떻게 하던지 정부 측을 협상의 테이블로 끌어낸다면 계속적으로 대화를 단절하고 평행선을 긋는 것보다 훨씬 더 빠른 시간 안에 해결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여 집니다. 우리가 설립인가를 받지 않는데, 정부가 교섭테이블에 나올까요? 아마 100년이 가도 안 나올 것이라고 판단됩니다.


넷째, 조직적 위기를 극복할 해결책을 깊이 고민해 보아야 합니다.


특별법이 너무 미흡하고 억울하지만 조합 활동을 보장받고, 정부 측을 협상의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교섭권을 보장 받는 것은 분명하고, 지방자치단체와 좀더 나은 조건에서 협상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5월 31일 이전에(직무정지에 들어가기 전인 4월 이전에) 협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더욱 신속히 설립을 해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설립신고를 하는 방법도 여러 가지 전략을 구사할 수 있을 것입니다.

 ① 새로 당선된 민주노동당 문성현 대표와, 노총위원장(2월 21일 선거)과 함께 노동부, 행자부 장관을 만나서 설립신고를 하는 조건으로 우리의 요구를 듣게 하는 방법과

 ② 협상에서 해직자동지들 모두를 사면 복권 시키는 것이 어려우면 1년에 몇 명씩이라도 복직시키라는 조건을 걸고, 이것도 여의치 않으면 등록신청을 하고 난 이후에라도 복직시켜 줄 것을 약속 받는 방법도 있을 것이고

 ③ 1, 2번 모두 어렵다면, 현재의 조직 이대로 조합-본부-지부단위 모든 조직이 함께 설립신고를 해서, 적어도 60~70%이상의 조직이 설립된다면, 이 조직의 힘으로 설립이 안 된 조직은 행정소송이 끝날 때까지라도 조합원자격을 인증해라고 하고, 또는 전교조는 모두를 복직 시키지 않았냐며 복직에 관한 특별법을 정부발의로 제정해서 국회에 제출하고 그 법의 통과시점까지라도 조합원 자격을 인정하라는 조건 등으로 설립신고를 협상하는 전략적 지혜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렇게 하면, 우리는 설립신고를 하려고 했는데, 정부 쪽에서 합법화 과정에서 열심히 일하는 공직자들을 무자비하게 해직 시켜놓고, 그 해직의 정당성을 법적으로 다투고 있는 행정소송이 진행중인데, 조합원으로 인정하지 못하겠다고 설립신고를 거부했다고 하면서 설립신고의 책임을 정부 측으로 돌릴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신고를 하는 방법은, 조합은 전국단위로, 본부는 본부단위로, 지부는 지부단위로 동시에 신청하면, 60%~70% 이상의 조직이 설립 될 것이고, 중앙 조합은 설립신고가 되지 않아도 지부 나 본부에서 조합 활동을 보장받기 때문에, 정부의 탄압을 막아내면서, 해고자를 복직시키는 문제와, 특별법을 분쇄하고, 총액인건비제, 팀제, 연봉제 뿐만 아니라 일반법의 노동3권을 쟁취하는 문제도 빠른 협상과 투쟁을 병행하면서 해결해 나 갈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됩니다.


또 한 가지는, 우리가 계속 법외로 남아있는데, 법내 조직이 우리 전국공무원노조에 가입하려 한다면(법원노조처럼) 설립 인가증을 반납하고, 법외로 만들어서 들어오라고 할 것인가? 하는 문제인데 당연히 법내 조직으로 함께 참여하다가 나중에 중앙조합이 합법화되면 하나의 조직으로 정리하면 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후발 참여의 조직은 이런 방법으로 조직에 합류 될 것인데, 기존의 조직은 꼭 법외 조직으로 남겨 두어서 모든 탄압과 압력을 계속해서 받아라고 하는 것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좋은 전략이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고민해 보는 것은, 한번 떨어져 나간 조직과 조합원들은 나중에 탄압의 시기가 끝이 나도 같이 합류하기는 양측모두에게 힘들고 어렵다는 사실이며, 우리 조직은 현재 30만~40만 조직으로 성장시켜내야 하는 시기에 조직사수에 모든 역량을 집중시킨다는 것은, 위축된 분위기를 전환시킬 유효한 전략이 못되며, 조합원들의 노동조건 개선요구는 외면 한 채, 힘들어하는 조합원들에게 탈퇴하지 말아 달라고 사정하면서, 노조사무실을 지켜내기에 급급해야 할 시점은 절대로 아니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산업별 노조로 전국단위조직이지만, 우리의 규약과 규정을 지켜나가고 해직자 동지들의 생존권을 지켜나갈 수 있다면 지부, 본부단위로 노조를 결성해서 조합 활동을 보장받고 협상을 통해서 특별법과 우리의 노동조건들을 쟁취해 내어야지, 협상도 한번 하지 못하는 지금까지의 불안한 상태를 지속시키면서, 정부가 협상테이블에 안나오니 도리가 없다는 식으로 한 가지 방법만을 고집해서는 안 되는 것이며, 투쟁과 협상이라는 강온 양동작전을 구사해야할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전노협이 오늘날의 민주노총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처음부터 민주노총이 합법성을 인정받은 것이 아니라 참여하는 단위노조들이 합법적으로 조합 활동을 보장 받았기 때문이었다는 것을 주목해야하며, 공무원노조 250개 전 지부가 법외노조로 남아서, 오로지 정의감으로 무장된 맨몸으로 노동조건을 바꾸어 내고, 특별법을 분쇄해 내기에는, 이 나라 정부가 너무 무식하고 노동 탄압적이며, 우리의 투쟁력은 바닥을 친지 오래 되었고 지금도 계속 위축되고 있다는 사실을 깊이 인식해야 합니다.


위원장님과 사무총장님이 바뀌었고, 또 임원과 집행일꾼들이 바뀌었습니다. 시각과 견해도 바뀌어야 하고, 우리는 또다시 2년을 낭비해서도 낭비할 수도 없습니다. 한꺼번에 풀려고 하지 말고 하나하나 차근차근 풀어봅시다. 2기의 방법을 계속 밀어 붙인다면 김영길 위원장이 외면 받은 것처럼 3기 위원장님께서도 꼭 같이 외면 받게 될 것이고, 우리 조직은 성장이 아니라 위축과 퇴보의 길을 걸을 수도 있다는 깊은 책임감을 통찰해 주시기 바랍니다.


위원장님께서는 2기와 달라야 합니다. 전국의 동지들을 설득하고 이해를 구해서 어떻게 하던지 설립요청을 받도록 합시다. 그 전략이 100번 우리에게 더 유리하고 이길 수 투쟁을 이끌 어 갈 수 있는 방편입니다. 이렇게 되지 않으면 지방선거 이후에는 경남도 더 이상 절대로 버텨 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짐작됩니다. 위원장님과 사무총장님의 두 어깨에 40만 조합원의 희망과 미래뿐만 아니라 4천만 대한민국의 미래가 달려 있습니다. 두 분의 앞날에 항상 영광과 축복이 함께하시기를 기원 드리면서 긴 의견을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06. 2. 11   경남본부장 당선자 정유근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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