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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공기업 댓글 0건 조회 1,036회 작성일 07-02-28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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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지역민을 위해 선정을 베풀었다는 관리들의 공덕을 기리기 위한 선정비를 여기 저기서 볼 수 있다.
 
물론 선정을 펼친 경우도 있겠지만 경남 함양 역사공원에 있는 조병갑 선정비와 같이 정반대인 경우도 적지 않은 게 사실이다.

선정비는 관리가 현지를 떠나기 전에 통상 세우는 것이었던 만큼 후자의 경우 학정에 시달렸던 지역민들은 탐관오리가 곧 떠날 줄로 알고 즐거운 마음으로 선정비를 세웠다고도 한다.

공기업의 최고경영자(CEO)가 새로 선임되는 시절을 맞아 요즘 CEO에 뜻이 있는 일부 고급 공무원이나 공기업 임원 그리고 정치권 인사들이 자기들의 혁신 의지와 실적을 담은 책을 발간하고 있다. 이것을 현대판 선정비라 하면 표현이 지나친 것일까?

정부가 혁신을 표방하고 여기에 많은 점수를 주고 있기에 인사권을 쥐고 있는 모처의 눈에 들기 위해 그 바쁜 시간을 내어 원고를 집필하고 사진을 골라 넣고 그것도 모자라서여러 사회 저명인사들의 추천 글을 앞뒤로 빼곡하게 채운 책들이 한둘이 아니다.

그러나 정말로 혁신을 알고 했을까. 그 기업에 정말로 필요한 혁신인지 아니면 CEO의 취향에 맞춘 전시 효과만을 노린 혁신은 아닌지 의심을 품게 한다.

지난 90년대 후반 우리나라의 어떤 항공사는 유난히 사건사고가 많았다. 괌 공항에서 착륙 중 추락했고 중국 상하이 공항에서 이륙 중 추락하는 등 이 항공사의 이미지는 곤두박질했다.
 
사고가 잦은 원인은 여러 가지에서 찾을 수 있었겠지만 새로 취임한 경영진이 의욕을 갖고 추진한 구조조정 즉 혁신에 그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게 일반론이었다.

말하자면 비행기 엔진소리만 들어도 무엇인지 알아내는 숙련된 기술 인력을 나이가 많고 월 급여가 많다는 이유로 퇴직시키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인력에만 의존하려 한 데에서 근본 원인이 있다는 것이다.

비슷한 시기에 캐나다 온타리오 하이드로 전력회사는 원자력발전소를 많이 갖고 있었는데 주주들의 압력을 받자 마찬가지로 혁신을 한다고 숙련된 기술 인력을 대폭 줄여버렸다.
 
유능한 인력은 새로운 직장으로 옮겨가고 상대적으로 미숙련된 인력만이 회사에 남게 됐다.

이 회사는 당장 인건비를 줄이는 효과를 거뒀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제대로 정비가 되지 않은 원전은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았고 결국 대부분의 원전의 가동을 중지하게 됐다.
 
10년여 세월이 흐른 요즈음에 와서야 인력을 다시 확보하고 가동을 중지했던 발전소를 다시 돌릴 수 있게 됐다고 한다.
 
 값비싼 구조조정의 대가를 치른 셈이다.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얼치기 혁신을 하면 기업의 구성원은 괴롭기만 하고 그 기업도 시름시름 알게 모르게 골병이 들어가게 마련이다.

CEO가 자기의 혁신 철학과 실적을 담은 책을 발간하는 시기는 대략 임기가 끝나갈 때쯤이다.
 
해당 기업 구성원들은 선덕비를 세웠던 지역민처럼 CEO를 떠나보내는 아쉬움보다는 매우 즐거운 마음으로 원고도 써주고 사진도 찾아주며 외부 저명인사들의 축하말씀도 구해다 준다.
 
새로 올 CEO는 이번 분과는 다를 것이라는 막연한 희망을 안고서 말이다.

혁신은 좋은 것이다. 그렇다고 조자룡 헌 칼 휘두르듯 할 일은 아닐 것이다. 국가의 기간이 되는 공기업, 특히 안전이 최우선이 되는 전력이나 에너지 관련 기업은 더더욱 그러하다.
 
맡은 역할을 제대로 하게 하면서도 국민에게 부담을 주지 않도록 공기업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혁신에 매진하는 CEO나 그런 뜻을 품은 후보자라면 공기업에 필요할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혁신을 자기의 이력서 맨 앞에 내세우는 CEO 후보자는 철저히 검증을 해 보는 게 공기업의 미래, 나아가 우리나라를 위해서 꼭 필요하다.
 
강기성 전력경제연구회장
[이 게시물은 전체관리자님에 의해 2007-10-10 06:52:08 나도한마디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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