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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차등 내신' 고려대의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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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차등 내신' 댓글 0건 조회 1,096회 작성일 07-02-06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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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m_20070206062517b000b400-001.JPG 고려대가 대입 실험에 나섰다. 학생을 선발하면서 고교 측이 제시하는 내신을 그대로 쓰지 않고 차등해서 적용하기로 한 것이다. 이런 방식을 적용한 대학은 이제껏 없었다. 고려대가 교육부의 눈치를 보며 어려운 길을 택한 것은 교육부의 논술 가이드라인(지침)을 지키면서 내신 비중을 높여야 하는 부담을 동시에 해결하기 위해서다.

고려대는 2006학년도 입학생들의 성적을 분석한 결과 논술 가이드라인을 지키면서 출제한 문제는 변별력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래서 2008학년도 수시 2학기부터는 논술의 실질 반영 비율을 낮추기로 했다. 대신 내신을 활용하기로 했다. 그러나 내신도 학생부에 기록된 것을 그대로 활용하면 변별력이 없었다.
 
 학교와 과목에 따라 시험문제의 난이도가 다른데 그 결과로 나온 내신성적을 활용하기 곤란했기 때문이다.
 
이 대학 박유성 입학처장은 5일 "1년여 전부터 우수 학생을 뽑을 수 있는 방안을 찾으려 했다"고 말했다. 역대 논술 출제위원장, 교수, 교직원 등 입학관계자들은 1년여간 내신 성적으로 우수학생을 고르는 방법을 찾는 데 몰두했다.


◆논술 성적 어떻기에=논술 가이드라인은 ▶단답형이나 선다형 문제 ▶특정 교과의 암기 지식을 묻는 문제 등을 내지 못하도록 하는 지침이다. 이를 지키면서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문제를 내기란 사실상 불가능했다. 실제 2007학년도 정시모집에서 서울 강남북 간 학생의 논술 점수는 0.15점, 점수가 가장 높았던 외국어고 학생과 지방 일반고 학생 간은 0.3점 차에 불과했다.

박 처장은 "교육부가 2006학년도부터 적용한 가이드라인 때문에 독창적.창의적 문제 출제가 사실상 어렵다"며 "논술도 평가 기준으로서의 활용도가 낮다는 결론이 났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내신 비중을 50%로 높이려다 보니까 자체 기준을 만들어 조정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내신도 못 믿겠다"=2005학년도 고려대 수시 1학기 전형에 원서를 낸 수험생들의 내신 성적은 대부분 '수'에 해당됐다. 내신으로 우수학생을 가려내기가 불가능했다.

통계학 전공인 박 처장은 고교 내신으로 학생의 실력차를 가려낼 방법을 찾기 위해 고민했다. 2008학년도 입시부터 대학에 제출하는 학생부에 학급 평균 성적과 표준편차가 기록되는 것을 주목했다.

그는 "고려대 응시생의 출신교 500개에서 국어점수를 받아 표준편차를 비교해 순위를 냈다"고 말했다. 표준편차가 적으면 특정 점수대에 학생들이 몰려 있어 시험 출제가 잘못됐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 뒤 상대적으로 변별력이 없는 성적을 낸 학교에 대해서는 점수를 조정했다.

박 처장은 "이렇게 조정하면 변별력이 없는 시험을 치른 학교는 불이익을 당하는 결과가 나온다"고 말했다. 고려대의 차등 내신 실험은 대학가에 적지 않은 파장을 몰고올 전망이다. 연세대 이재용 입학처장은 "고려대의 고민에 동감한다"며 일단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고려대의 차등 내신 적용에 대해 신중한 입장이다. 교육부 이기봉 대학학무과장은 "고려대의 방안은 정부가 금지하는 고교 등급제는 아닌 것 같다"며 "최종 안을 보고 등급제 저촉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차등 내신=대입 응시생의 내신 성적을 점수분포에 따라 조정하는 것을 말한다. A고교의 국어 시험문제가 쉬워 평균 90점을 중심으로 학생 점수가 몰려 있다면 95점으로 1등급을 받은 학생의 등급을 낮추고, 85점을 받고도 9등급인 학생은 등급을 높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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