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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관점에서 본 한국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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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중국인 관점 댓글 0건 조회 1,144회 작성일 07-01-15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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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관점에서 본 한국상인  

세계 최강의 충효사상을 활용하라!

중국에는 유교가 없다. 유가사상이 있을 뿐이다. 춘추전국시대 제자백가사상의 일파인 유가사상이 한반도로 건너가서는 유교가 되었다. 한국에서 유가사상은 종교의 일종인 유교로 발전했고 공자는 유교의 교주처럼 추앙받게 되었다. 내세를 논하지 않는 비종교적인 유가사상이 어찌하여 한반도에 건너가 유교로 되었는지?

세계에서 유교의 영향을 가장 깊게, 가장 많이 받은 민족은 한국인일 것이다. 유교의 덕목 가운데 특히 ‘충과 효’는 중국인이 죽었다 깨어나도 모방할 수 없는 한국인의 행동철학이다. 효도와 충성은 오늘날 한국인의 일상생활과 의식형태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모든 영역에 속속들이 배어 있다. 제아무리 선량하고 온순한 여성이라도 또 용맹하고 박력 있는 남자라도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가정과 민족과 국가를 열렬히 사랑한다.

효도는 한민족의 최고덕목이자 윤리교육의 제일 지도방침이다. 조선시대 율곡과 퇴계를 비롯한 유학자들은 중국의 공자나 주자보다 훨씬 더 많은 정력을 기울여 효도사상을 발전시켰다.

“효도는 백행의 근본이다”며 뚜렷한 행동 없이 그저 구호로만 외쳐졌던 중국의 효도와 달리 한국에서 “선비의 온갖 행위 중에 효도가 근본이고 삼천 가지 죄목 중에 불효가 가장 크다”는 식으로 효도는 만행(萬行)의 으뜸으로 받들어졌으며 계층과 계급을 불문하고 사회생활 전반에서 실천되어왔다.

부모에게 효도하고 조상을 섬기는 풍속은 한국인이 신흥공업국민이 된 오늘에도 사라지지 않았고 오히려 더욱 중시되며 생활화되는 추세에 있다. 효도와 효도에서 출발한 경로정신은 여타 문화권에 찾기 어려운 한국인 고유의 사상과 행위의 기초임은 물론 같은 유교문화권인 중국인과 일본인도 흉내낼 수 없는 것이다. 중국과는 달리 한국의 젊은이는 어른의 면전에서 담배를 피울 수 없다. 어른이 그에게 술을 권할 때에야 황송한 표정으로 얼굴을 옆으로 비켜 홀짝홀짝 마신다.

또한 족보는 천재지변이나 전란이 났을 때 한국인이 제일 먼저 챙겼던 물건이다. 그들에게 족보는 왕권이나 종교의 권위에도 굴하지 않는 자부심의 근원이다. 조상에 대한 한국인의 제사는 효성을 표현하는 종교의식의 하나다.

이처럼 효성이 지극한 한국상인과 거래 시에는 무엇보다 우선 그들의 효심을 존중해주어야 한다. 일상적인 대화나 무역 상담에서 절대 그들의 부모나 조상을 깔보거나 욕해서는 안 된다. 한국인은 중국인보다 훨씬 성씨를 중시한다. 그들의 성씨에 관심을 표하고 그 성씨는 중국에서도 명문이라고 치켜 올려주는 중국인을 싫어하는 한국상인은 없을 것이다. 서로간에는 혈육과도 같은 신뢰감과 친밀감이 생겨날 것이다.

한국상인의 부모나 집안어른들에게는 항상 따뜻하게 깍듯이 모셔야 한다. 기회 있을 때마다 안부 묻기를 빠뜨리지 말아야 한다. 그들의 부모 생일에 정성이 담긴 조그만 선물을 전해준다면 금상첨화다.



일본을 칭찬 말고 성심성의로 대하라!

국민 모두가 효자고 효녀인 한국인은 또한 국민 모두가 애족애국자다. 자고이래 동방예의지국 한국인에게서 효도는 가족과 사회와 국가를 사랑하게 하는 원동력이다. 효도는 충성의 내핵이며 충성은 효도의 외연이다.

한국상인에게 약소국가 분단민족이라고 깔보는 언행을 손톱만큼이라도 비쳐서는 안 된다. 그런 언행 하나는 둘도 없는 친구사이였던 한국상인을 불구대천의 원수로 만들어버리기에 족하다. 더구나 한국상인 앞에서는 일본과 비교하여 “한국 사람은 일본사람에 비해 정직하지도 깨끗하지도 못하다” “한국 상품은 일본 상품에 비해 한참 뒤떨어졌다”라는 따위의 말은 꿈에도 해서는 안 된다. 사업의 성공은커녕 한국상인에게 죽지 않을 만큼 두들겨 맞을 수 있다.

그와 정반대로 “일본제국주의는 중국인 30만을 살육하는 난징(南京)대학살을 저질렀고 2차대전에는 2,000만 명의 무고한 중국인들이 일본군의 총칼 앞에 쓰러졌다. 우리 두 나라 국민들은 그 당시 힘을 합쳐 함께 싸운 항일 동맹관계였다”는 말 한마디에 감읍하는 한국상인도 적지 않다는 사실을 명심해라.

대개 박학다식한 한국상인은 중국의 베이징 상인처럼 정치와 역사, 통일과 이데올로기 등에 관심이 많고 교류가 깊어지면 그런 방면의 화제를 꺼내길 좋아하는 편이다. 고개를 끄덕이면서 시종일관 진지하게 경청하는 자세를 보이는 게 좋다. 실상과 다르거나 듣기 거북한 정견이 나오더라도 고개를 흔들며 거세게 반박할 필요는 없다. 정치가가 아니라 돈을 많이 벌어야 할 상인이기에 그렇다.

부모에게 효도하고 나라에 충성을 다하는 한국상인과의 끈끈한 협력관계를 맺는 데에는 성심성의보다 더 좋은 무기는 없다. 효심과 충심의 기반인 성심성의를 다해 거래하면 된다. 결코 가짜나 불량품으로 한국상인을 속이려들지 말라. 총명한 그들은 한 번 속지 두 번 속지는 않는다. 괜한 트집을 잡아 벌써 지불했어야 할 외상값을 차일피일 미루지 말라. 13억 중국인은 전부 효도와 충성은커녕 인간성이 훼손된 상종조차 해서는 안 될 불한당으로 취급당하게 된다. 다른 선량한 중국상인뿐만 아니라 중국 전체의 위상에도 치명적 손상을 가져오게 된다. 중국인에게 부당하게 당하고 나서도 꿀 먹은 벙어리처럼 잠자코 있을 한국상인은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악착같은 한국상인 대처법

태산(泰山)이 높다하되 하늘 아래 뫼이로다.
오르고 또 오르면 못 오를 리 없건 마는
사람이 제 아니 오르고 뫼만 높다 하더라.

목표를 향한 집요한 추구는 이 유명한 한국 전통시의 주제인 동시에 한국인의 최대 특징의 하나다. 한국인에게는 태산의 정상만이 태산이다. 한국인의 가슴속의 태산에는 꼭대기만 있지 기슭이나 중턱은 없는 것 같아 보인다. 최고를 향한 한국인의 승부근성은 어느 누구도 말릴 수 없는 악발이 바로 그것이다.

한국인은 한번 정한 목표는 좀처럼 포기하거나 연기하지 않는다. 주변 강대국 틈새에 낀 약소국이자 분단국인 한국인이 1986년 아시안게임, 1988년 올림픽, 1991년 대전 엑스포, 2002년 월드컵축구대회 등을 연거푸 유치한 것을 보라. 그들의 불타는 열정과 악착같은 승부근성이 아니었다면 엄두도 못 낼 일들이다.

한국상인은 한번 물면 놓지 않는 습성이 있다. 그들은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해 천만리 머나먼 길도 마다 않고 달려온다. 심지어 목표를 달성하여 얻는 것보다 그 과정에 치르는 희생이 분명 더 크더라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끝을 보아야 직성이 풀린다.



중국인은 먼저 한국상인의 강인한 승부욕과 불굴의 의지를 배워야 한다. 그들에게 취득 가능한 이윤의 예상 목표액를 보여주되 어느 정도 실현 가능한 목표이어야지 거래의 장밋빛 전망만 늘어놓아서는 안 된다. 한국상인은 어떻게 해서든 중국상인과 손을 잡으려고 안달할 것이다. 먹이를 향해 성난 코뿔소처럼 달려드는 한국상인의 저돌성에 기가 질려 얼떨결에 백기를 드는 중국상인이 있는데 이는 참으로 어리석은 자다. 한국상인과 협상에 임할 때는 절대 겁을 먹지 말라. 쉽게 포기해서도 안 된다.

실은 그들도 중국상인에게 겁을 먹고 긴장하고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리고 간혹 수단과 방법, 물불을 가리지 않고 한탕하려는 한국상인도 없지 않다. 초심자는 각별한 주의를 요한다.

한국의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격인 중국무역촉진위원회(CCPIT) 의 로고. 오픈카드를 즐겨 꺼내는 한국상인, 역사적 원인으로 한중양국은 수십 년 동안 교류가 단절되었기에 서로를 이해할 수 없었다. 1992년 한중수교 후 양국관계는 경제무역관계를 중심으로 비약적으로 발전함에 따라 수많은 한국상인들이 앞을 다투어 중국으로 몰려들어왔다. 중국의 WTO 가입 후인 최근에는 한국에 대규모 투자를 계획하는 중국상인도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그러면 어떻게 한국상인과 거래를 잘 할 것인가? 우선 한국상인의 협상전략과 특징을 알아야만 할 것이다.

대외무역경험이 풍부한 한국상인은 국제관례와 한국의 국정에도 맞는 특유의 협상전략을 개발해냈다. 그것을 무기삼아 당초 패배가 예상되었던 협상도 극적인 승리로 반전시키곤 해 서양 상인으로부터 한국상인은 ‘협상장에서의 역전의 명수’라는 별호까지 얻었다.

한국상인은 협상 개시 훨씬 전부터 KOTRA나 무역협회 등을 통해 상대방에 관한 세밀한 정보를 수집하고 관련 제품의 시세와 시황을 파악하여 협상준비에 만전을 기한다.

한국상인은 협상 장소를 중시한다. 그들은 특급 호텔을 협상장으로 택하길 좋아하는데 한국 측이 장소를 선택했을 경우 그들은 시간을 일 분의 오차도 없이 나온다. 그와 반대로 상대방이 장소를 선택할 경우에는 일 분도 먼저 나타나지 않고 칼같이 정시에 협상장에 나오든지 약간 늦게 도착한다. 한국상인 일행 중에는 대개 제일 앞장 선 사람이 직위가 제일 높은 자이며 협상의 결정자다. 그를 집중공략해야 한다. 한국은 중국처럼 ‘간판 따로 실세 따로’인 경우가 거의 없다. 십중팔구 직위와 실세가 일치한다.

협상장에서 한국상인은 일본 상인보다 훨씬 호쾌하다. 그들은 자신의 의견과 생각을 비교적 빨리 내놓는 편이다. 히든카드보다 는 오픈카드를 즐겨 쓴다. 상대방에게 공개한 카드로 상대방을 어떻게 해서든 설득시키려는 경향이 강하다. 그러나 한시라도 한국상인은 흥정의 고수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한국 농산물 도매시장에는 가격표시가 된 상품을 볼 수 없다. 상품가격은 매매자 쌍방간의 흥정으로 결정된다. 1988년 서울 올림픽을 맞이하여 한국정부는 선진국처럼 농산물 정찰제를 하려고 했으나 반대의견이 많아 포기했다는 후문이다.

또한 한국상인은 계약체결의 막바지 단계에 이르러 가격을 좀더 깎아 달라고 요구하길 잘한다. 중국 측이 더 이상의 가격인하는 안 된다고 거절하면 계약 일보직전의 협상은 말짱 도루묵이 되어 버린 경우가 많다.

이런 한국상인도 쉽게 양보하는 때가 있다. 하지만 그럴 경우에라도 그들이 양보하지 않으면 안 될 상황에 놓였다고 판단하고 1보 후퇴함으로써 2보 전진을 노리는 수법으로 상대방을 오리무중에 빠뜨리려는 계략이 아닌지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한국상인은 열세를 우세로 전환시키는 흥정에 능수능란하다." 이는 제3국 상인의 실제 체험에서 나온 평가로서 방심해서는 안 된다.

계약체결 시 한국상인은 상대방 국가의 언어, 영어, 한국어의 3종의 문자로 계약을 체결한다. 3종의 문자는 동등한 효력을 지니되 대개 영어가 캐스팅 보트를 쥔다.

글로벌화, 국제화 시대의 한국상인은 세계적으로 널리 통용되는 투명하고 공평한 상관행의 토대 위에서 다시 그들만의 독특한 협상방식과 협상전략을 개발해내고 실제로 활용하고 있다

한강의 기적은 '빨리 빨리'가 이루었다. 중국인이 '만만디'라면 한국인은 '빨리 빨리'다. 한국을 다녀온 대부분의 중국인은 한국에서 가장 많이 들은 단어는 '빨리 빨리'와 '미치겠다'라고 증언한다. 따지고보면 '미치겠다'도 '빨리 빨리'가 욕심대로 신속하게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나오는 탄식이다.

한국에서 골프는 보편화되어 가고 있는 대중스포츠다. 중국 진출에 웬만큼 터전이 잡힌 한국상인이 제일 즐기는 운동도 골프다. 사업관계로 중국의 기업가나 관리들과 함께 골프를 치기도하는데 한국상인들은 그때마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한국인골퍼는 대개가 '빨리 빨리 플레이어'들로서 '만만디' 중국인의 자기본위의 '슬로우 플레이어'에 울화통이 터진다. 티잉그라운드에서 어드레스할 때부터 퍼팅라인을 읽고 퍼팅을 할 때까지 '3인분' '4인분'의 시간을 축내는 중국인 골퍼도 있다며 한국상인은 미간을 있는 대로 찌푸린다.

한국인을 영어로 KOREAN으로 부른다. 그런데 KOREAN에는 '한국인'이라는 뜻 자체에다가 성격이 조급한 한국인이라는 부수적 의미도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늘 조용하고 안달내지 않고 여유 만만한 한국인이 있다면 서양인은 아마 "당신 정말 한국인 맞아?"라고 물을 것이다. 한국인은 영국인보다 1분에 15발걸음을 더 걷는다는 통계조사도 나와 있는 판이다.

1990년 5월 7일자 서울의 한 일간지는 "동대문 지하철역에서 전철이 10여분 늦게 출발했다고 이를 참지 못한 시민들이 전철 창문 15장을 깨뜨렸다"라고 보도하였다.
한국인은 승강기를 타더라도 승강기의 자동문이 여닫는 몇 초를 기다리지 못한다. 끊임없이 승강기의 단추를 누른다. 식당이나 호텔에서도 한국인은 주문한 음식이 5분만 늦게 나와도 종업원에게 벼락같이 소리를 지르며 핏대를 올린다. 한국의 성인 대부분은 자신의 승용차를 자신이 운전한다. 앞차가 조금만 느리게 가면 연신 클락숀을 누른다. 고속도로를 질주하던 운전자는 차 흐름이 지체되면 그새를 참지 못한다. 요리조리 차 틈새로 끼여들어 곡예운전을 한다.

'빨리 빨리' 한국인도 원래는 중국인 못지않게 느긋한 성품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압축성장', '고속성장'이라는 산업화과정을 거치면서 체질이 바뀐 것이다. 1960년대 초, 박정희 정권은 한국인에게 하루빨리 성공하고 싶은 절박감을 촉발시켰다. 또 그런 심리를 이용하여 경제를 하늘 높이 비약케 하는 한강의 기적을 이루었다.



'만만디 트랩'을 과신 말라!

CCPIT 베이징 분회의 로고. CCPIT 베이징 분회의 한국 팀장 장웨이리(張偉力)는 이렇게 말한다.

"한국상인은 오늘 협상하면 내일 계약하고 모레는 개업하려든다. 그들은 마치 처음 만나는 상대와 거래가 꼭 이루어져야만 한다는 강박감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처음에는 당혹스럽지만 빨리 성과를 보아야 직성이 풀리는 한국상인의 조급성을 잘 알고 대처하면 그들처럼 손쉬운 외국상인은 없을 것이다."



한국상인은 '만만디' 중국상인을 답답하게 여기는 반면 중국상인은 '빨리 빨리' 한국상인에 얼이 빠진다. 한국상인은 세밀하고 차분한 시장조사와 사업타당성 심사과정은 생략한 채 우선 일을 저질러 놓고 보는 경향이 있다. 조급성은 본래 쉽게 성공할 수 있는 사업도 급히 먹는 밥이 체하는 것처럼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한다. 중국에서 한국상인은 말은 많이 하지만 실제로 성사된 일은 적다. 두 나라 상인은 비록 동일한 사물과 동일한 사업이라 하더라도 그것에 대한 인식과 착수와 달성의 과정에서 느끼는 속도감은 판이하게 다르다.

따라서 한국상인과의 거래나 협상 시 중국인은 그들의 조급성을 모르는 체 하는 게 상수다. 지연작전을 쓰고 시간을 질질 끌고 가라. 성격 급한 그들은 분통이 터지고 제풀에 겨워 억장이 무너지고 드디어는 백기를 들고 말 것이다. 이것에 버금가는 것으로는 한국상인의 말을 모두 듣고 일단 되는 쪽으로 답변을 한 후 나중 일은 나중에 검토하는 수법이 있는데 소기의 목적을 쉽게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한국상인의 '빨리 빨리'는 약점만이 아니라 최대의 강점이기도 하다. 빠르면 살고 느리면 죽는 시간전쟁의 세기. 21세기에는 '빨리 빨리'야말로 한국상인이 보유한 경쟁력의 원천이다.

더구나 '빨리 빨리'와 함께 '미리미리'라는 비장의 무기를 함께 갖춘 한국상인도 많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즉, 모든 한국상인을 '만만디'로만 대처하면 만사 오케이라고 방심하다간 망하기 십상이라는 말이다.

'빨리 빨리'에 대한 '만만디'는 축구에서의 상대방의 속공에 대한 오프사이드 트랩에 비유된다. 그렇지만 오프사이드도 잘못쓰면 오히려 순식간에 위기에 몰리게 된다. '빨리 빨리'와 '미리 미리'를 겸비한 한국상인은 볼을 패스하지 않고 단독 드리블로 눈 깜짝할 새에 골문 앞까지 몰고가 일순에 '만만디(오프사이드) 트랩'을 파괴해버리기도 한다. 각별한 주의를 요한다.

한국상인이 만리장성보다 자주 찾는 성해화성 베이징에 체류하는 한국상인이 가장 많이 찾는 성은 만리장성이 아니다. 해화성(海華城)이다. 해화성은 가라오케와 음식점을 퓨전한 한국인 경영의 대규모 종합식당유흥소다.

한국상인은 누구나 가수들이라 할 만큼 노래를 잘 부른다. 지금 한국의 인기 가수와 유행음악이 중국대륙을 휩쓸고 있는 상황만 보더라도 잘 알 수 있다. 중국에서 활약하는 한국상인들의 여가생활은 대개 낮에는 골프, 밤에는 가라오케라면 그다지 허튼소리만은 아닐 것이다. 중국인이 한국상인과의 끈끈한 꽌시를 맺으려면 가라오케에서 폭탄주 몇 잔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들이킬 수 있어야 하고 한국 유행가 몇 곡은 부를 수 있어야 한다.

음주가무에 능한 한국상인은 외향적이며 다혈질이다. 한국상인 중에는 고독을 좋아하고 속내를 좀처럼 비치지 않는 이른바 크렘린형은 드물다. 그들은 대화하고 같이 어울리고 일함으로써 에너지를 충전한다.
한국상인은 라틴계 사람처럼 쉽게 흥분하고 쉽게 화를 잘 내는 편이다. 화가 나면 무서운 게 없는 기질이다. 온몸의 활력이 금방이라도 피부를 뚫고 터져 나올 듯한 그들은 한번 열을 받으면 그 누구도 못 말린다. 한국상인과의 거래 시에는 두루뭉수리 애매모호한 화법보다는 솔직하고 직선적 의사표시가 바람직하다. 그들에게는 히든카드 기법보다 먼저 이쪽의 카드를 노출시킴으로써 성의 있는 협력을 유도하는 오픈카드 기법의 구사가 호소력이 크다고 하겠다. 희로애락이 얼굴표정이나 태도에서 쉽게 드러나는 한국상인을 면밀히 관찰하며 그들의 진정한 의도가 무언가를 확실히 파악해야 한다.

한국상인과 거래 시에는 냉정하고 쌀쌀맞은 태도는 바람직하지 않다. 무표정하게 사무적인 태도로만 응대한다면 그들은 상대방을 성의가 없고 사업을 잘 할 의지가 별로 없는 자로 취급한다.



친해도 '친구'라 부르지 말라

외향적이며 다혈질이라고 해서 한국상인이 촐싹거리거나 무질서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들은 새벽에 출근하고 밤늦게까지 열심히 일하고 매사에 절도가 있고 예의가 바르다. 빈부귀천을 막론하고 연장자에게는 허리를 굽혀 인사하고 공손히 대한다.

효도와 충성 부문에서 한국상인이 세계 챔피언이라면 예절 부문에서도 그들은 세계 제일이라는 일본상인과도 비겨도 손색이 없을 만큼 탁월하다. 한국상인은 장유유서와 상명하복 등 수직적 서열관념이 유난히 강하다. 직업과 직종을 불문하고 계급과 연령의 수직적 서열은 중시된다. 존대 말이 거의 없고 부모 앞에서 맞담배질을 하는 중국과 비교하면 한국은 연장자와 상급자의 천국이라 불러도 좋을 대단한 서열사회다. 외국바이어가 보는 앞에서 부하에게 호되게 야단을 치는 상사, 또 그렇게 야단을 맞고도 아무렇지도 않는 부하, 아마 한국상인이라 가능할 것이다. 이런 광경은 중국에서는 상상할 수 가 없다.

좀 친해졌다고 해서 한국상인을 중국에서처럼 어깨를 툭툭 치며 펑요우(朋友: 친구)라고 함부로 불러서는 안 된다. 한국에서의 친구의 개념은 관계도 친할 뿐만 아니라 나이도 계급도 같아야 비로소 친구라고 부를 수 있다.

나이가 한 살이라도 많으면 형님이나 오빠, 누나 언니, 적으면 동생으로 불러야 한다. 브라더와 시스터보다는 그것의 앞에 붙는 엘더냐 영거냐를 더 심하게 따지는 이들이 한국상인이다.

유별난 한국인의 서열의식 자체도 놀랍지만 원래 그것이 중국의 유교사상에서 유래하였던 탓으로 돌리는 한국의 지식인이 많다는 사실이 더욱 놀랍다. 공자는 수직적 서열을 그다지 강조하지 않았는데...

만일 나이가 한두 살 적은 외국상인이 한국상인에게 호감을 표한다고 '펑요우'라고 부른다면 그 한국상인은 그를 건방지고 교양 없는 자로 불쾌하게 여길 것이다. 아무리 친하더라도 한국상인의 성 뒤에는 직책을 붙여 김 부장님, 박 사장님 식으로 불러야 안전하다.


소탈 대범하면서도 깔끔 꼼꼼

베이징의 명동이라 불리는 왕푸징 거리. 빌딩벽면에 나란히 붙어 있는 다국적 기업 KFC와 스타박스 간판이 유난스럽다.

한국상인은 소탈하고 대범한 가운데서도 깔끔하고 꼼꼼하다. 매사를 통 크게 생각하고 행동하더라도 어떤 분야에 이르러서는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다. 많은 한국기업에서는 '직장여성은 근무 중 치마를 입어야지 바지를 입어서는 안 된다'는 불문율이 있거나 심지어 그것을 근무수칙의 하나로 명문화하고 있다.

중국 진출 10년이 가까운 한국상인들 중에서는 아직도 바지차림으로 사무실을 활보하는 현지고용 중국 여성들을 못마땅한 눈으로 흘겨보는 사람이 없지 않다.

중국식당에서 한국상인을 가장 참을 수 없도록 하는 것은 이빨 빠지고 금이 간 지저분한 접시, 물컵, 사발, 쟁반 등이다. 한국상인은 대뜸 말한다. "도대체 중국인은 어떤 배짱이길래 이런 식으로 손님을 맞이하려고 하는가?" 만일 한국에서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만에 하나 그렇다 하더라도 당장 식당주인을 불러 단단히 혼을 낼 것이다."



목로주점이나 고급 요정을 막론하고 이빨 빠진 그릇으로 고객을 맞이하려는 간 큰 한국의 식당은 없다. 깔끔한 한국인과 비하자면 중국인은 청결과 거리가 멀어도 한참 멀었다. 베이징의 맥도널드나 켄터키 등의 페스트푸드점에서도 한국인은 먹고 나면 그대로 일어나 가버리는 중국인과 달리 남은 쓰레기를 자신 손으로 깨끗이 치운다.

한국인은 융통성이 많다고 한다. 또 그것이 한국상인의 약점 가운데 하나라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들을 적당주의라고 꼬집는 것은 어디까지나 젓가락으로 밥알 한 톨까지 파먹는 일본인이나 서구산업국가의 상인들의 기준에 근거한 것이다. 한국상인은 중국인처럼 차부둬(差不多: 대충대충)가 아니다는 사실을 항상 유념해야 한다.

비즈니스에 임해서는 한국상인은 더욱 꼼꼼하고 깔끔해진다.

상품을 검사하거나 인수할 때 아주 작은 흠결이나 착오도 여지없이 잡아낸다. 중국인도 한국상인 못지않게 세부적인 점까지 주의를 기울이고 일을 깔끔하게 처리해야만 그들의 신뢰를 잃지 않는다.

계약서 작성 시에 가격표시나 규격과 부품 목록에 자구를 일부러 빠뜨리는 식으로 두리뭉수리 넘어갈 요량은 아예 하지 않는게 좋다. 한국상인의 예리한 눈매를 피하기도 어렵거니와 그들은 귀신같이 잡아내어 그 자리에서 면박을 준다. 간혹 대세에 지장이 없는 사소한 것이라면 알고도 모르는 채 하고 넘어 가는 수도 있으나 이미 상대방에 대한 신뢰는 바닥에 떨어졌으니 피차간에 더 이상의 협력관계는 기대하지 않는 게 좋다.



유머는 좋지만 '4'는 질색


중국의 한국지도.

황해 건너편의 한국인을 중국인과 비슷하려니 생각하다간 큰 일 난다. 한국인의 이해에 관한 사회학 민족학 심리학 등 각 방면에 걸친 심층적이고 총체적인 연구가 시급하다. 한국인은 중국인이나 일본인에는 없는 독특한 개성을 소유한 민족이다. 한국인의 단결력은 '흩어진 모래'라는 중국인보다는 훨씬 강하지만 매사에 일사불란한 일본인보다는 못하다는 평이 있다. 아마도 한국인의 개성이 워낙 강하기에 그럴 것이다. 그들은 할 말은 하고야 마는 민족이다.

개성이 강한 그 만큼 한국인은 유머를 즐기는 민족이다. 한국의 재외공관에서 펴낸 선전책자 '한국안내'도 한국인의 특성 맨 첫머리에 "한국인은 유머감각이 참 풍부하고"로 시작한다. 한국인의 유머는 보통 같은 또래와 계층 사이나 연장자가 연소자에게 한다.

언젠가 한번은 저명한 한국의 대학자가 중국에 왔는데 중국의 어떤 회사 사장과 면담하는 자리에서 그는 젊은 한 비서아가씨를 보더니 이렇게 외쳤다.

"듣자하니 중국의 양귀비가 절세미인이라던데, 아가씨는 어쩜 양귀비를 빼다 박았누, 자 양귀비여 나하고 한잔 건배하세!"

또 중국의 공식 만찬행사에 초대받은 한 한국의 정부고관은 중국의 중년부인에게 "만일 내가 20년 전에 당신을 만났으면 한눈에 반해버릴 터인데, 틀림없이 내 마누라가 될 터인데"

이런 장소에서 이런 류의 농담은 중국인이라면 상상할 수조차 없는 일이다. 하지만 한국인은 하나도 이상하게 여기지 않는다. 농도가 진한 음담패설도 한국의 상경계에서는 예사롭게 통용된다. 한국인과 거래 시에는 농담을 즐기는 그들의 민족성에 대한 사전이해가 필요하다.



외국 바이어와의 무역상담 시에도 한국상인은 분위기를 활력 있게 만들고 서로 친분을 두텁게 하는 도구로써 유머를 곧잘 쓴다. 중국인에게 한국상인의 어떤 류의 농담(특히 음담패설)은 지나친 실례로 들리겠지만 이는 민족성과 생활방식의 차이로 양해되어야 한다.



한국에서 하나도 이상할 것 없는 유머를 알아도 못들은 채 하거나 눈살을 찌푸려서는 안 된다. 한국상인의 유머감각을 잘 알고 또 자신도 그런 류의 유머로 응수하면서 그들과 잘 어울리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한편으로는 이처럼 유머를 즐기는 한국상인도 "그것만은 안 되지"라는 금기가 있다. 부모나 가족과 친인척이나 손윗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농담은 삼가해야 한다. 이왕 금기 이야기 가 나왔으니 말이지 한국상인은 숫자 중 '4'를 아주 싫어한다. '죽을사'와 발음은 같으나 성조가 달라 '4'를 예사로 곧잘 쓰는 중국인과는 확연히 대조적이다. 한국상인 중에는 협상일시나 거래액수에도 '4'의 선택과 사용을 절대금기시하는 자가 적지 않다. 또 한 한국상인은 3각형 모양의 포장과 붉은 색으로 이름을 쓰는 행위를 엄금하고 있으니 실수가 없도록 조심해야한다.


청출어람, 한국상인의 2대 협상술

예로부터 한국인에게는 "중국인은 협상의 고수"로 알려져왔다. 한국에서는 중국인의 협상문화와 협상술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고, 또 어떤 대학에서는 중국인의 비즈니스 상담술만을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강의도 개설해놓고 있다 한다. 이제 한국상인은 상술이 뛰어나기가 청출어람이라 할 만큼 중국상인 뺨치는 경지에 달해 있다. 왕년에 상술의 귀재라던 중국인은 다 어디로 갔는지? 하기야 요즘의 한국상인은 중국인 전문가보다 훨씬 '손자병법' '육도삼략' '삼국지' 등을 꿰뚫고 있으니 그럴 만도 하겠다.

특히, 한국상인은 협상에서도 시작단계를 중시한다. 그들은 서로 만나자마자 좋은 협상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애쓴다. 시작이 좋으면 결과도 좋다고 말하며 쌍방이 굳은 악수를 한 직후 자신의 성명과 직위를 밝히며 자기를 소개한다. 자리에 앉은 후에는 협상과 직접적으로 관계없는 화제를 꺼낸다. 기후, 여행, 취미, 스포츠, 최근소식 등의 이야기로 긴장된 분위기를 누그러뜨리려 한다. 그 틈을 타 그들은 상대방을 탐색하며 머릿속으로는 협상의 책략을 선택한 후 정식으로 협상의 본론으로 들어간다.

한국상인은 협상의 논리 정연한 체계화를 선호한다. 협상이 개시되면 상대방에게 협상의 주요의제를 밝힌다. 협상의 주요의제가 협상 진행의 과정과 단계마다 다르더라도 그들은 의향과 호가, 흥정 협상 계약체결 등을 간략히 밝히는 습성이 있다.

한국상인은 협상의 주도권을 쥐기 위해서 정력을 집중한다. 그들이 쓰는 협상전술은 다종다양하지만 그 중에서도 자주 쓰는 전술은 '성동격서'(聲東擊西)와 '선고후락'(先苦后樂) 두 가지라 하겠다.

먼저 성동격서이다. 동쪽에서 소리내고 서쪽을 공격하는 '삼십육계' 중 하나로 적의 병력을 분산시켜 힘을 약화시키는 기법이다. 상대를 혼란에 빠뜨리는 것이 이 기법의 성공 관건이다. 한국상인은 의도적으로 협상의 의제를 다른 데로 돌림으로써 상대방의 주의력을 분산시킨다.

예를 하나 들자면 그들에게는 운송 분야가 핵심 의제이지만 지불방법 문제를 꺼내든다. 상대방의 주의력이 충분히 흐트러졌다고 판단되면 그들은 지불방법에 일정한 편의를 제공하는 대신 운송 문제는 상대방의 양보를 받아낸다. 요즘 한국상인은 이런 성동격서 기법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킨 전술을 구사한다. 동쪽의 갑은 "당신의 물건은 볼품도 없고 내구성도 떨어진다"라고 소리치면 서쪽의 을은 "볼품은 없지만 내구성은 있네"라고 절반만 거든다. 얼떨결에 상대방은 볼품은 없다고 자인하게 되고 그들은 이를 근거로 협상을 유리하게 전개하여 나간다.

다음은 선고후락인데. 먼저는 어렵고 뒤는 즐거운 기법이다. 협상 개시 때 강경한 조건을 제시한 후, 협상을 진행하면서 요구 조건들을 조금씩 악화시켜 최종적으로 당초 예상한 것보다 유리한 조건을 얻어낸다. 가격협상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하여 상품 품질, 운송조건, 인도기한, 지불조건 등에 괜한 트집을 잡는다.

상대방에게 이런 리스크를 감수하고도 많은 양보를 한 것으로 여기게끔 하고 난 다음. 마지막으로 가격 인하를 끄집어내 상대방이 양보하게끔 한다. 머리 좋은 한국상인은 이 선고후락 기법도 응용하여 새로운 전술을 개발해냈다. 즉 상대방이 가격 조건에만 집착하는 것을 역이용하는 기법이다. 그들은 가격 조건 쪽에서는 양보를 하되, 그 대가로 여타 조건에서는 상대방으로부터 최대한 양보를 얻어내어 결과적으로 득실을 자신의 플러스로 만드는 전술도 곁들여 구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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