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문화가 직원 생각을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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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직 문화 댓글 0건 조회 1,444회 작성일 07-01-09 08:44본문
[중앙일보 이현상.권혁주.김승현] 삼성.현대차.LG.SK 등 4대 그룹 임직원들은 우리 사회에서 흔히 'OO맨'으로 불린다. 이렇게 불리는 데에는 이들 그룹이 가진 독특한 이미지와 느낌이 따라온다. 중앙일보와 아주대팀의 4대 그룹 기업문화 조사 결과는 이런 일반인의 정형화된 이미지가 객관적 근거에 바탕을 두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구성원 성격의 전형도 다르고, 이들이 지향하는 조직문화에도 차이가 있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일반의 이미지와는 상반된 결과도 일부 보이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끊임없는 구조조정과 혁신의 바람이 대기업 직원들의 의식과 조직문화를 바꿔 놓았기 때문이다. ◆개인 성격까지 차이 난다=가장 두드러진 차이는 임직원들의 전형적인 성격에서 나타나고 있다. 자기 회사 동료의 전형적 성격을 평가해달라는 문항의 결과를 보면 4대 그룹 직원들의 특징이 보인다. 성격 특징 조사는 서로 상반되는 성격 유형을 제시하고 8점 척도 중 어느 정도인지를 표시하게 했다. '조바심이 많다(1점)-대범하다(8점)' 항목에서 삼성전자 직원들의 평균은 3.88로 8개 회사 중 가장 조바심이 많은 편이라고 답했다. 반면 현대차는 4.81로 가장 대범하다고 보고 있었다. '치밀(1)-단순(8)' 문항에서도 삼성전자의 치밀함(2.96)과 현대차의 단순함(4.50)이 확연한 대조를 이뤘다. 그룹별로는 삼성과 LG가 조바심.치밀 쪽에 기울었고, 현대차와 SK가 대범 쪽에 가까웠다.
'도덕심이 강하다(1)-임기응변이 강하다(8)' 중 선택하게 한 문항에서는 전체 평균이 3.47로 나와 전반적으로 '도덕심이 강하다'는 쪽으로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LG와 삼성은 '도덕심'에, SK와 현대차는 '임기응변'에 상대적으로 무게중심이 실렸다.
'지적(1)-감성적(8)' 문항에서는 LG 두 계열사가 2점대로 스스로 가장 '지적'이라고 평가했으나 현대차와 기아차는 4점대로 '감성적'에 기울었다. '외향적(1)-내성적(8)' 문항에는 SK텔레콤.현대차.기아차가 '외향'에 기울어 있었고, SK㈜.LG화학.삼성전자 등이 '내성적'에 가까웠다. 같은 SK 계열사인데도 SK㈜ 직원은 자신들의 성격을 내성적이라고 평가했지만 SK텔레콤은 외향적이라고 보고 있었다.
◆서로 다른 가치관=4대 그룹 임직원들은 조직활동 속에서 드러나는 개인 가치관에서도 차이가 보였다. 개인 가치관은 집합주의.비공식주의.혁신주의.낙관주의 등 네 가지 측면에서 분석했다. 집합주의(상사에 대한 복종, 전체 동료 의견 존중 등) 측면에서는 삼성과 현대차그룹이 높은 점수가 나왔고, LG가 상대적으로 낮은 결과가 나왔다.
'비공식주의'(업무 외 지시 수용, 혈연.학연.지연 강조 등)에서는 삼성과 LG가 비교적 낮고, 현대차와 SK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혁신주의'(여성을 상사로 모실 의향, 능력이나 업적에 대한 존중, 자동화에 대한 수용도 등)와 '낙관주의'(한국인으로 태어난 것이 자랑스럽다, 사람은 본래 선한 존재다 등)는 전체적으로 큰 차이가 없었지만, 삼성과 LG가 대체로 강했다.
◆'시스템'과 '사람' 사이=조직문화의 유형은 삼성으로 대변되는 '시스템 문화'와 현대차로 대변되는 '사람 문화'로 양분된다. 삼성 임직원들은 자신의 조직문화에 대해 '성취 지향적'(동의 비율 89%, 8개 기업 평균은 69%)이며 '공식적 절차가 사람의 행동을 지배하는 곳'(동의 비율 73%, 평균 51%)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반면 현대차그룹은 '규정이나 절차보다는 상황에 맞춰 일을 하는 것이 좋다'(동의 비율 41%, 평균 27.9%), '혈연.지연 등은 자연스러운 것이므로 인정돼야 한다'(동의 비율 42%, 평균 37%)는 생각이 다른 기업보다는 상대적으로 높았다. 경영이념이나 철학을 직원들에게 교육하고, 회사 상징물을 만들어 전파하고, 조직원들만의 독특한 언어.관습을 만드는 '기업문화 관리 정도'에서도 삼성과 현대차는 4대 그룹에서 끝과 끝을 차지했다.
◆성과주의 강화, 애사심은 퇴조=아주대팀이 1995년 비슷한 설문으로 당시의 대표적 기업이었던 삼성물산.현대차.LG전자.선경인더스트리의 임직원을 대상으로 조사한 것과 비교하면 대기업 문화가 상당히 바뀐 것을 알 수 있다. 큰 추세는 성과주의.개인주의가 강해지고, 낙관주의.애사심은 낮아졌다. '기업의 임무는 여러 사회적 요구를 듣기보다는 뭐니 뭐니 해도 돈 버는 일'이라는 응답이 95년에는 11.7%였으나, 지금은 38%로 확 늘었다. 개인의 전형적 성격도 내성적에서 외향적으로, 감성적에서 지적으로, 단순함에서 치밀함 쪽으로 바뀌었다.
실적주의의 영향으로 안정중시형에 쏠리던 성격은 모험선호 쪽으로 바뀌었다. 그러나 조직 애착도(5점 척도, 3.94→3.73)는 떨어졌다.
◆특별취재팀=이현상(팀장).권혁주.김승현(경제부문) 기자, 공동 조사=조영호 아주대 경영대학원장, 김관영 아주대 경영연구소 연구원 leehs@joongang.co.kr
내일부터 삼성, 현대차, LG, SK 순으로 그룹별 기업문화가 소개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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