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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지사를 조롱하는 경남일보 사장의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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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대권꿈 댓글 0건 조회 1,202회 작성일 06-12-18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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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호 지사, 끓도 않고 넘는다
(경남일보 사장)

2006-12-18 09:30:00
 경상도에 끓도(끓지도) 않고 넘는다는 말이 있다. 설익었다는 뜻이다. 그런데 요즈음 김태호 경남지사가 하는 행보를 보면서 이 말이 딱 들어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지사 주변사람들은 벌써부터 대권관련 얘기를 하고 다닌다고 한다. 실제로 측근들은 그런 준비들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 필자가 김지사의 고향인 거창에 가 보았더니 그곳 사람들은 김지사가 대통령이 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했다. 요즈음 젊은이들 말로 ‘발바닥이 웃을 일’이다. 주변사람들이야 그렇다고 치자. 문제는 김지사 스스로가 그런 의중을 주변에 내비치기도 한다는데 있다. 지난번에 경남출신으로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는 대학생들을 만난 자리에서 김지사는 이런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었다.
 
 벌써 대권 꿈에 사로잡혀
 
 이런 주변 얘기와 김지사의 행동을 보면서 필자는 김지사가 ‘끓도않고 넘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치인이 대통령꿈을 갖는거야 뭐 나무랄 일은 아니다. 그런데 김태호가 경남지사가 된 게 얼마나 됐나? 고작 2년 남짓이다. 김지사의 정치이력을 봐도 그렇다. 경남도의원 하다가 거창군수 한 게 전부이다. 김태호 지사가 경남지사가 된 것은 실력보다는 운이 더 많이 작용했다는 게 경남사람들의 일반적인 평가이다. 물론 경남지사를 오래해야 대통령에 도전하는 것은 아니다. 1년을 해도 도전할 수 있다. 문제는 김지사가 경남지사의 일을 잘하느냐는 데 있다. 필자가 아둔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필자의 눈에는 김지사가 무슨 잘한 일이 있는지 잘 보이질 않는다. 아니 잘한 일은 고사하고 요즈음 김지사가 하는 일 가운데 제대로 돼 가는 게 없는 것 같다.

 그가 스스로 자신의 정치적 운명을 걸다시피 하고 있는 남해안 특별법을 한번 보자. 이번 국회에서 제정은 물 건너 갔다. 그리고 내년에도 대선 국면 등으로 인해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그런데 문제는 김지사가 아무리 열심을 내어도 남해안특별법이 그리 쉽게 될 것 같아 보이지 않는다는 데 있다. 이 법을 반대하는 사람들의 의견이 상당한 설득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필자가 서울의 국회의원들을 만나보니 이들이 대뜸 “왜 남해안만 특별해요? 그럼 동해안이나 서해안은 보통이란 말입니까? ”하는 것이었다. 그말을 들으니 갑자기 대답할 말이 궁했다. “듣고 보니 그렇네요”라는 말 밖에 달리 할말이 없었다. 그런데 농담같은 말이 현실이 됐다. 실제로 경북의원들을 중심으로 ‘동해안특별법’이 국회에 상정되어 버렸다. 그러면 서해안특별법도 나오지 말라는 법이 없다. 코메디다. 김지사가 이법을 정말 성사시킬려는 뜻이 있다면 반대자들을 설득할 수 있는 엄밀한 논리와 전략을 다시 개발해야 할 것같다. 열심만 가지고 되는 것은 아니다.

 또하나 심혈을 기울여 추진하고 있는 준혁신도시건도 마찬가지이다. 이번에 국회 건교위를 통과한 ‘혁신도시 지원특별법’이 마산(馬山)의 준혁신도시를 가능케 한다는 의미가 아닌 것을 김지사가 모를리가 없다. 그가 이법의 의미를 정말 모른다면 바보이고 알면서도 고집을 부린다면 그는 마산사람들을 속이는 일이다. 추진한다고 했으면 성사되도록 중앙과의 협상을 잘했어야 한다. 열심히 했는데도 안되었으면 안된다고 솔직히 말한 다음, 사과를 구하고 대안을 마련해야 하는게 책임있는 정치인으로서의 자세이다. 지금 김지사의 행동은 표를 위해 일순간의 인기에 영합하는 전형적인 좌파 포퓰리스트(인기영합주의) 정치인이나 하는 일이다. 김지사가 벌써 대권에 눈이 멀어 좌파들의 단골전략인 포퓰리즘의 노예가 됐다는 말인가?
 
 지사역할부터 확실하게
 
 필자는 김태호지사가 정치인으로서 좋은 조건을 많이 갖추고 있다고 생각한다. 훤칠한 키, 호감가는 용모, 젊음, 뛰어난 언변, 순발력 등 많은 장점을 갖고 있다. 그런데 이런 장점에도 불구하고 그는 아직 일에 대해서는 보여준 것이 없다. 그래서 그를 두고 ‘컨텐츠가 부족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대통령은 얼굴 잘 생긴 탈렌트를 뽑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아니 탈렌트조차도 얼굴만 가지고 먹고살지는 않는다. 필자는 김지사의 장점을 볼 때 일만 잘하면 말하지 않아도 주변에서 그를 위해 나서는 사람들이 많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런데 자신에게 주어진 일도 제대로 못하면서 벌써 대권부터 생각한다면 ‘제사보다는 잿밥’에 더 뜻이 있다는 오해를 받기에 충분하다. 일을 잘하는 데도 그를 위해 나서는 사람이 없다면 아둔한 필자라도 나서서 김지사의 앞날을 위해 ‘신발끈을 매주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을 생각이다. 김태호지사! 경남도의 일이나 잘하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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