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은 왜 오래 사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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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치인 댓글 0건 조회 1,219회 작성일 06-12-28 17:09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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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여옥 의원이 정치판에서 깨달은 ‘장수하는 비결 7가지’
한나라당 최고위원인 전여옥 의원이 ‘폭풍전야’란 책을 펴냈다. 특유의 강렬한 필체와 때론 독설을 퍼붓듯 열린우리당은 물론 한나라당의 의원들에게까지 직격탄을 날렸다. 이 가운데 정치 입문 후에 그가 깨달았다는 ‘정치인이 오래 사는 7가지 비결’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정치판에 들어온 지 얼마 안되었을 때 나는 이 판에서 무려 10년 넘게 있었던 한나라당 대변인실의 김정숙씨에게 이렇게 물었다. “정숙씨, 정치인들은 일찍 죽을 것 같아요.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술도 자주 마시고… 내 인생 목표가 오래 사는 건데, 정치 오래 하면 도저히 안되겠죠, 그죠?” 그러나 언제나 씩씩한 그녀는 단호하게 대답했다. “다들 오래 삽니다. 정말 오래 살아요. 왜냐하면 정치를 하면 아드레날린이 계속 공급되어서 그렇답니다. 주변환경이 워낙 자극적이고 하루도 그냥 넘어가는 날이 없으니 일단 재미있어서 그런 건지… 한번 보세요. 아시는 정치인들, 다 오래 살잖아요. 암살을 당하지 않는 한.” 그러고 보니 정말 그랬다. 장수만세, 정치인 만세였다. 정치인은 왜 오래 살까? 정치에 들어온 지 2년쯤 지나고 나서야 하는 정치인이 왜 오래 사는지 알게 되었다. 잦은 거짓말도 양심의 가책 없어 첫째 정치인은 ‘올 오어 낫싱(All or Nothing)’이나 ‘올인(All-in)’이 없는 인생이라 그렇다. 그들은 어떤 특정한 것에 목을 매는 경우가 없다. 극렬한 여야투쟁 속에서도 언제나 비상구는 열어놓고 있다. 비상구가 없는 경우에도 ‘극적인 타협’이라는 이름 아래 ‘좋은 것이 좋다’는 식으로 얼렁뚱땅 타협한다. 그렇기 때문에 국회 여야대치 상황 속에서도 함께 앉아 도시락을 먹으면서 여야 의원들은 화기애애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다. 이들을 보면 조국을 위헤 맨손으로 싸우는 자원병이 아니라 외국에서 돈을 받고 싸우러 온 용병들 같다. 물론 이런 경우는 산전수전 다 겪은 다선의원일수록 더 그렇다. 그러므로 이들은 스트레스는 물론 쇼크받을 일도 없다. 둘째, 정치인은 거짓말을 밥먹듯 한다. 탄핵 가결 직후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가슴을 쥐어뜯으며 울부짖었다. 정동영 전 의장은 청문회에서 명패를 던지던 의원 시절의 노무현 대통령을 흉내내어 명패를 던진 것은 물론 한술 더 떠 구둣발로 본회의장 책상에 올라가 울부짖었다. 물론 질질 짜는 찌질이 의원도 있는 등 그 비탄과 분노의 표현은 가지각색이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열어 모두가 한 입으로 즉시 ‘의원직 총사퇴를 결의한다’고 했다.
그러나 이 이야기는 일 주일이 지나도 꿩 구워 먹은 듯 후속뉴스가 없었다. 대국민 사기국 내지 완벽한 기만쇼였던 셈이다. 물론 이유는 있었다. 우선 개인적으로 어떻게 단 배지인데… 그리고 모조리 사퇴하면 4·15 총선에서 기호 3번은커녕 6번으로 밀리게 된다. 게다가 뭐니뭐니해도 머니! 다음달 4일이면 가만히 있어도 국고보조금 54억 원을 받는데 그것을 그냥 날릴 수는 없다는 계산 때문이었다.
언론의 비판이 빗발치자 유시민 의원은 이렇게 말했다. “밤새 쓴 연애편지는 다음날이면 찢어버리는 거 아닌가요?”라고. 이론 정치인이니 무슨 스트레스와 양심의 가책 내지 진정한 고통을 알겠는가. 이들은 아마도 평생 같이 산 아내가 죽어도 그날 세 끼 밥은 꼬박꼬박 챙겨 먹을 사람들이다. 장수할 것이 분명하다. 셋째, 정치인은 ‘합의’라는 이름의 ‘야합’을 한다. 얼마 전 ‘머니투데이’에서 재미있는 기사를 봤다. 즉 정치인을 무능하다 욕하지만 경영인들은 이들을 본받아야 길이 있다는 것이다. 요지는 이렇다. ‘개인의 목표는 서로 협력해서 공동의 목표를 추구할 때 가장 쉽게 달성될 수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공통점을 강조하고 차이를 최소화하는 이 일을 너무도 잘하는 사람이 바로 정치인이다. 정치인은 자기 당의 승리를 위해 개인적인 문제는 잠시 덮어두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정치인은 이상한 동료를 만든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결론은 하나이다. 즉 정치인은 승리를 위해서라면 누구와도 야합할 수 있다는 뜻이다. 옳은 말이다. 내가 보기에 정치인은 한 걸음 더 나아간다. 한마디로 어떤 정치인도 야합을 야합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극적인 협상’ ‘용기 있는 결단’ ‘대의를 위해 소의를 희생한다’는 이름 아래 모든 야합은 미화되고 분식된다. 분식회계란 말을 무색하게 하는 것이 분식정치이다. 넷째, 정치인은 스킨십까지 갖춘 처세의 달인이다. 정치인은 남편이 보는 앞에서도 마음놓고 그 부인의 손을 잡을 수 있다는 말이 있다. 누구의 손도 잡을 수 있는 사람이 곧 언제나 사람들에게 다가가 손을 잡을 능력이 있는 사람이란 이야기다. 본 적도 없는 사람이 다가와 ‘아이고, 오랜만입니다’ 하고 부둥켜 안으면 얼떨떨하긴 해도 불쾌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정치인은 결혼식장이나 상가집에 부지런히 다니면서 사람들과 활발하게 교류한다. 이 역시 정신건강에 아주 좋다고 한다. 인간에게는 고독이 모든 병의 시초인데 정치인의 사전에는 고독이란 단어가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스킨십. 이것 만만히 볼 것이 아니다. 스킨십으로 무럭무럭 크는 것은 아기뿐만이 아니다. 정치인도 무럭무럭 큰다. 그리고 다른 사람의 기를 받아 정말이지 모두 힘이 넘친다.
배신을 당해도 충격받지 않아 다섯째, 정치인은 인간에 대한 기대가 없다. 정신건강을 해쳐 단명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가 가까운 사람의 배신이라고 한다. 그러나 정치인은 아무리 가까운 사람이 배신을 해도 크게 충격을 받거나 상처를 입지 않는다. 정치판에서는 배신이 일상사이기 때문이다. 또한 조금만 형편이 어려워도 인간이 얼마나 야비해지고 사기를 치며 못할 짓이 없는 존재인지를 확실히 알고 있기에 그들은 ‘배신의 충격’으로 몸져 눕는 경우가 절대로 없다. 그러므로 굵은 신경줄로 흔들림 없이 장수의 고속도로를 달려간다. 여섯째, 정치인은 타인을 움직이는 능력을 갖췄다. 거의 모든 정치인은 선출직이다. 그래서 유권자라는 타인의 결정에 운명을 맡기는 것처럼 보인다. 처음엔 나도 그렇게 생각했다. 다른 사람의 한 표에 내 인생을 거는 일은 너무 위험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들어와보니 그것은 순진한 나의 착각이었다. 정치인은 타인의 선택을 받는 것이 아니라 ‘타인의 선택’을 만들어낸다. 다른 사람들이 열정적으로 자신을 지지하게 만드는 ‘용인술’이 바로 선거라고 믿는다. 노무현 대통령은 ‘선거는 국민을 속이는 게임’이라고 했다. 노 대통령은 돼지저금통에서부터 대선 불법자금, 서민 대통령 이미지 등 여러 면에서 국민을 속였지만 그의 최고 사기는 바로 ‘2002년 대통령선거’ 그 자체가 아니었던가.
일곱째, 정치인은 욕을 많이 먹는다. 이 장수비결은 언뜻 생각하는 것과 달리 매우 과학적이다. 정치인은 웬만해서는 상처를 받지 않는 인간이란 이야기다. 또 이들은 국민이 자신들을 욕하는 한 정치의 수준을 높이지 않아도 된다는 안도감을 갖는다. 왜? 국민은 항상 욕만 하기 때문이다. 유권자는 정치인을 욕하면서 계속 ‘욕하기 좋은 정치인’을 뽑아준다. 나쁜 정부는 ‘투표하지 않는 국민’이 만드는 것이라면, 나쁜 정치인은 ‘심판하지 않는 국민’이 만드는 것이다. 국민이 그들의 절대적 고유권한인 ‘한 표’를 욕하기 좋은 만만한 정치인에게 행사할 때 정치의 미래는 없다.
결전의 순간, 그 실수를 되풀이한다면 또 실패하게 된다. 결국 정치인은 장수하고, 국민은 화병으로 몸져 눕고 단명하게 된다. 그리고 국가는 안보부터 경제까지 모조리 흔들린다. 국민이 장수하기 위해서는 정치인을 단명케 하고 그들로 하여금 국민을 두려워하도록 만들어야만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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