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가 ‘공짜가 아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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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공짜가 댓글 0건 조회 1,421회 작성일 06-11-06 08:50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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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보니 적은 보조금 구형 모델 부가서비스 무료통화권… 음흉한 ‘공짜 휴대폰’의 진실
[조선일보 김희섭기자]
길거리를 걷다 보면 ‘공짜 휴대폰 마지막 기회’ ‘최신 휴대폰 3만원’ 같은 광고 문구를 내걸고 휴대폰 가입을 권유하는 가판대를 쉽게 볼 수 있다. 요즘 나오는 휴대폰은 50만~60만원이나 한다는데, 과연 ‘공짜’가 가능할까. 공짜 휴대폰의 경제학을 알아보자.
◆세상에 공짜는 없다
공짜 휴대폰에는 여러 가지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가장 기본적인 것은 올 3월부터 합법화된 ‘단말기 보조금’이다. 동일한 이동통신 회사를 18개월 이상 이용한 사람이 휴대폰을 새로 살 때 가격을 일부 깎아주는 것이다.
이동통신사들은 가입자들이 다른 회사로 옮기는 것을 막고, 신규 가입자를 늘리기 위해 보조금을 사용한다. 오래 가입하고 사용요금이 많은 ‘우량 고객’일수록 더 많은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SK텔레콤 이용자들은 가입기간 및 최근 6개월 사이의 월평균 사용요금에 따라 5만~26만원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화상전화가 가능한 3세대 휴대폰(WCDMA)은 무조건 30만원을 깎아준다. KTF는 5만원에서 35만원까지, LG텔레콤은 7만~35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한다.
하지만 보조금을 최고로 받으려면 월평균 요금이 9만원 이상이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받을 수 있는 보조금은 대개 10만원 안팎이다.
대리점에서 자신들의 이익을 조금 포기하고 휴대폰을 싸게 주는 경우도 있다. 대리점은 가입자를 한 명 유치할 때마다 이동통신사에서 모집수수료를 받는다. 그 사용자의 월 통화료에서도 3~4년간 일정액을 떼간다. 일반적으로 가입자 한 명당 10만원 정도의 수익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휴대폰을 싸게 팔아도 가입자를 많이 늘리면 전체 수입은 더 많아지는 것이다.
◆무료 통화권에 웃지 말자…조건을 확인하자
또 공짜 휴대폰에는 여러 가지 조건이 붙는다. 예를 들어 2년 동안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한다거나 월평균 3만원 이상을 사용해야 한다는 식이다. 계약조건을 어기면 휴대폰 가격을 고스란히 물어내야 한다.
무선데이터 서비스나 문자메시지 등 각종 부가 서비스에 의무적으로 가입하게 하는 경우도 있다. 단말기에서 손해 본 금액을 매달 휴대폰 사용료에서 조금씩 만회하는 것이다.
이런 부가 서비스는 평소 요금보다 1만~4만원 정도가 더 들게 된다. 따라서 2~3년 지나면 휴대폰 가격보다 더 많은 돈을 지불하게 되는 경우도 흔하다.
공짜폰은 출시된 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모델이 많다. 대리점에서 재고 정리를 위해 싼 값으로라도 빨리 처분해야 하는 물건들이다. 휴대폰 제조회사들이 단종된 모델을 정리하거나 특정 제품의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대리점에 제품을 밀어내기 식으로 싸게 공급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무료 통화권도 흔히 쓰인다. 예를 들어 30만원을 내고 휴대폰을 사면 30만원짜리 무료 통화권을 끼워주는 식이다. 하지만 무료 통화권은 일반 통화보다 몇 배나 비싼 통화료를 물기 때문에 실제 가치는 액면가보다 떨어진다.
또 무료 통화를 하려면 특정 번호로 전화를 건 뒤 다시 필요한 전화번호를 입력해야 하기 때문에 절차가 번거롭다. 통화 품질도 불량한 경우가 많아 민원이 급증하고 있다.
이처럼 어느 경우나 휴대폰 값의 일부는 이용자가 부담하게 된다. 아무런 조건 없이 공짜로 휴대폰을 받는다고 해도 그만큼 이동통신사의 원가 계산에 반영돼 통화료가 비싸진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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