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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당이 박수 받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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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신당이 박수 댓글 0건 조회 801회 작성일 06-10-31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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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리즈가 삼성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시리즈 전적 4승 1무 1패로 한국시리즈 2연패의 위업을 달성했으니 참으로 대단한 일이다.
 
 그런데 삼성의 높은 벽을 넘지 못한 한화에 더 큰 박수를 보내고 싶은 것은 어쩐 일일까. 아마도 매 경기에 최선을 다해 세 차례나 연장전 승부를 펼치며 혼신의 힘을 다한 선수와 김인식 감독의 무게감 때문이리라.
 
 
10월 25일 재·보궐 선거에서 완패함으로써 네 번 연속 패배를 맛본 열린우리당으로 눈을 돌려 보면 양상은 전혀 다르다. 격려의 박수 소리는 어디서도 들을 수 없다. 질책과 냉소만이 있을 뿐이다.
 
혼신을 다하는 모습은 볼 수 없었고, 더군다나 경기가 끝난 뒤에도 패배의 원인을 파헤치고 반성하기는커녕 서로 자기 살기에 급급한 형상이니 누가 격려의 박수를 보내겠는가.
 
요즘 열린우리당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는 오래전부터 거론된 신당 창당, 통합신당, 재창당의 주장이다. 열린우리당 간판을 내려야겠다는 이야기다.
 
바닥을 치고 있는 지지도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무엇이라도 해야 할 판에 신당을 차리는 편이 낫다는 주장이 당내에서 힘을 얻는 것 같다.
 
그러나 국민참여경선제를 채택한 것 자체가 정당의 정체성을 이미 잃어버렸다는 증거인 이상 창당 정신과 열린우리당의 정치적 정체성은 물거품이 되어 버린 셈이다.
 
문제는 이런 상황을 타파하기 위한 신당 창당, 열린우리당을 대체할 새로운 정당이 어떤 의미를 지닐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열린우리당이 국민의 신뢰를 잃어 더는 설 자리가 없어져 신당 창당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기 이전에 왜 국민의 마음이 떠나갔는지를 성찰하는 것이 순서가 아닐까.
 
10%대로 떨어진 지지도의 근본 원인이 무엇인지 절실한 마음으로 스스로 밝혀낼 수 있어야 한다. 스스로 책임을 통감하고 사죄하는 모습이 선행돼야 한다.
 
 
북한의 핵실험과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 논의로 인한 국가 안보 위기, 부동산정책의 파국과 경제 침체, 그리고 무엇보다도 국민을 이런저런 사안으로 편 가르기 한 결과에 고개 숙여 사죄해야 한다.
 
사죄를 국민이 받아들인 후에야 재창당이나 신당 창당의 논의가 의미 있다.
 
 
과거 헌정사를 되돌아보면 나름의 대의나 명분 속에서 정당의 생성과 소멸이 있었던 경우를 발견할 수 있다.
 
거창민간인학살사건이나 국민방위군사건을 졸속 처리하는 여권에 반대하고, 사사오입 개헌에 대한 불만을 계기로 이합집산이 이뤄졌다.
 
한일조약 비준의 내용과 방법을 둘러싼 강온 노선의 대립으로, 12대 총선을 앞두고 정치활동 규제에서 풀려난 정치인이 야권의 재편을 위해 신당을 추진한 사례는 대의와 명분이 있어서 국민이 납득할 수 있었다.
 
 
그러나 노태우 정부 시절의 3당 합당 이후 계속된 분당과 합당, 그리고 신당 창당은 특정정치세력의 생존 전략 차원에서 이뤄졌다.
 
3당 합당의 한 주체였던 당시 통일민주당의 김영삼 대표가 정권 창출에 성공함으로써 목표 달성의 여부로 이합집산을 합리화하는 선례를 남겼다.
 
결국 여권과 야권을 넘나드는 무분별한 헤쳐 모여 식 정치행태의 폐해가 이어지고 있다.
 
대통령과 함께 나타났다 사라지는 정당, 어려운 상황을 신당 카드로 교묘히 피해 가려는 정치세력, 민주정치의 본질이 책임정치임을 망각한 정치 지도자를 바라보는 국민의 마음은 무겁다.
 
야구팬이 한국시리즈 내내 야구장을 꽉 채우며 열광했던 이유를 아는지 그들에게 묻고 싶다.
 
 선수와 감독이 일치하여 보여 준 진지함과 팬을 위해 몸을 아끼지 않는 헌신과 역동성이 있었기에 박수와 격려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이 게시물은 전체관리자님에 의해 2007-10-10 06:41:23 나도한마디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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