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 355km…나는 달린다, 고로 존재한다
전남 2010년부터 7년간 개최권 월드컵보다 시청자 많아 세계의 젊은이들이 열광
고막을 찢는 굉음과 폭발적인 스피드, 열광하는 마니아, 최첨단 기술력과 글로벌 기업들의 천문학적인 자금 지원…. ‘꿈의 레이스’인 F1은 세계 최고의 엔지니어와 자동차 회사들이 만든 ‘머신(Machine)’과 고도로 숙련된 정비사, 세계에서 가장 빠르고 강인한 레이싱 드라이버들이 0.001초를 놓고 승부를 펼치는 극한 스포츠이다. 첨단 과학과 인간 한계를 넘어선 레이서들의 숨막히는 경쟁에 전 세계 수억 명의 이목이 집중된다.
먼저 드라이버의 세계. F1의 운전석에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들만 앉을 수 있다. 드라이버들은 일반인의 범주를 넘어선 운동 능력을 갖추고 있다. 고속으로 코너를 돌 때 발생하는 중력가속도는 최대 5G(Gravity). 몸무게 50㎏의 성인이 5G의 압력을 받으면 250㎏ 이상의 힘을 견디는 것과 같다. 일반인은 3.5G면 의식을 잃는다고 한다. 시속 300㎞에서 핸들을 조작할 때는 20㎏의 물체를 드는 것 같은 힘이 필요하다. 1시간30분 레이스를 끝내면 보통 몸무게가 3㎏가량 줄어든다. 시력과 심장·다리근육의 발달도 일반인과는 다르다. 레이서가 입는 레이싱 슈트는 방화 소재인 ‘노막스’로 만드는데 한 벌에 200만원이 넘는다. 미하엘 슈마허가 사용하는 특수 헬멧의 가격은 2000만원가량이라고 한다.
수퍼 레이서들은 움직이는 광고판이다. 실질 연봉으로 세계 1위는 키미 라이코넨(핀란드). 2004년 800만달러에서 2005년 3800만달러로 뛰었다. 이어 미하엘 슈마허(독일·3200만달러), 랄프 슈마허(〃·1300만달러), 페르난도 알론소(스페인·850만달러) 등 순이다.
연봉 외에 광고출연료 등을 포함해 실제 벌어들이는 돈은 이보다 훨씬 많다. F1을 7차례나 우승한 슈마허는 한 해 8000만달러(약 800억원)를 벌어들이는 스포츠 재벌.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와 1, 2위 경쟁을 벌이고 있다.
오직 레이스를 위해 만들어진 ‘머신’은 첨단과학의 결정체다. 이 자동차는 실제 경주에서 최고 시속 355㎞가량의 스피드를 낸다. 항공기의 이륙속도보다 빠르다. 더 놀라운 것은 가속과 감속 능력. 정지상태에서 시속 160㎞까지 가속한 뒤 다시 멈추는 데 단 5~6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고성능 스포츠카도 시속 100㎞까지 올리는 데 8~9초가 걸린다. F1 머신에는 항공기 수준을 넘는 최첨단 공기역학기술이 쓰인다. 레이싱 카의 날개는 항공기의 날개와 같은 원리를 활용한 것으로, 고속에서도 차를 지면에 꼭 눌러주도록 방향을 반대로 달았다. 브레이크는 철제보다 훨씬 가볍고 높은 온도에 견디도록 탄소섬유 소재를 쓴다.
F1그랑프리는 거대 자본이 움직이는 비즈니스의 세계이기도 하다. 경주 차를 만들어 F1대회에 참가하는 F1팀은 11개. 맥라렌 메르세데스와 도요타, 혼다, 페라리 등 11개 팀이 올해 사용하는 예산은 2조7000억원. 이는 자동차 회사가 300만대 이상의 차를 팔아서 남기는 이익과 맞먹는 규모다.
이들 돈은 스폰서 기업들의 후원으로 충당된다. F1의 역동적이고 화려한 이미지를 광고에 활용하려는 기업들은 얼마든지 많다. 올해 스폰서로 참여하는 기업은 202개사. 이들 가운데는 자동차 관련 회사뿐 아니라, 금융·IT·통신·전자·음료·운송·화물·주류·담배 등 다양한 업체들이 포함돼 있다.
F1대회에는 이 밖에도 단 3초 만에 타이어 4개를 바꾸고, 7초 만에 70~80?의 연료를 채워 넣는 숙련된 전문인력들이 톱니바퀴처럼 정교하게 손발을 맞추며 활약한다. 세계 최고의 스포츠맨과 전문인력, 첨단과학과 거대자본이 한데 모이는 매력적인 모터스포츠의 세계가 오는 2010년부터 전남에서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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