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따졌으면 벌써 끝났을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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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논조 댓글 0건 조회 2,757회 작성일 06-09-22 23:20본문
참 잘 읽었습니다. 본부장님 말씀을 챙기는 것 만큼 상대방, 기관측 말씀도 앞뒤를 제발 꼼꼼히 따져 보세요. 그랬다면 벌써 종 쳤을 것입니다. 본부장님이나 기관장님이나 비슷한 것 아닌가요?. 여러분이 본부장님을 더 우위에 놓는 건 아니지요?
[데스크]속(續), 공무원노조가 밀리는 이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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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필진 webmaster@idomin.com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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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비판기사를 쓴 뒤 듣게 되는 가장 황당한 말은 “그 기사를 왜 썼느냐”는 질문이다. 이 말에는 ‘뭔가 뒷구멍으로 노리는 게 있지 않느냐’는 의미가 포함돼 있다. 편집권이 독립된 언론사에서 소신껏 일하는 걸 보람으로 알고 일하는 기자의 입장에서 들으면 엄청난 모욕이다.
물론 언론이 그런 오해를 받게 된 데에는 언론 스스로의 책임이 크다. 과거 광고나 촌지 등 사적 이익을 기사와 결부시켜 장난을 치는 사이비언론이 적지 않았고, 지금도 전혀 없다곤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건 인정한다. 이번 공무원노조 보도에 대해서도 그런 질문을 많이 받았다. 또 “경남도민일보가 공무원노조에 대한 입장을 바꿨냐”는 질문도 있었다. 하지만 아무런 배경도 없고, 입장이 바뀐 것도 없다. 정유근 본부장의 발언은 아주 중대한 내용이었고, 따라서 그 진위를 경남도민이 알아야 할 권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정유근 본부장은 “본격적인 도지사 퇴진운동 전 도청 총무과에서 전화가 걸려와 ‘낙하산 인사와 사무관급 자리 몇 개만 눈감아주면 사무실 폐쇄를 하지 않고, (본부 간부) 징계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거절했다”고 말했었다. 정유근 본부장 발언 왜 중요하나 이 말이 사실이라면 경남도민이 부여해준 공적 권한을 이용해 도지사 쪽에서 노조와 소위 ‘당고(だん-ごう : 담합의 일본말)’를 시도했다는 뜻이 된다. 이건 그를 믿고 뽑아준 도민에 대한 협잡이며 사기행위이다. 이처럼 중대한 발언을 7000여명의 군중과 언론사 기자, 그리고 경찰까지 듣고 있는 자리에서 공개적으로 했다. 그럼에도 이 발언의 진위를 규명하지 않고 그냥 넘어간다면 언론으로서 역할을 방기하는 것이다. 나는 노동운동에 대해 잘 모르지만, 자본주의의 모순이 폭발하지 않도록 압력밥솥의 수증기 배출꼭지 역할을 노동조합이 해주고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리고 노동조합이 권력과 돈을 가진 세력에 맞설 수 있는 가장 큰 힘은 명분과 도덕성이라고 믿는다. 단결력도 결국은 거기서 나온다. 하지만 이번 진실공방에선 정유근 본부장의 발언 중 상당부분이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과장된 것으로 밝혀졌다. 그렇잖아도 힘겨운 싸움의 와중에 도덕성까지 타격을 받게 된 것이다. 2주전 이 칼럼난을 통해 공무원노조의 대시민 홍보가 틀렸거나 소홀함을 언급한 적이 있다. 거기서 말한 홍보의 문제는 도청 공보관실만큼 홍보인력을 확보하라거나 그럴듯한 보도자료를 쏟아내라는 뜻이 아니다.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있도록 ‘확실한’ 명분과 도덕성을 갖추라는 말이다. 약자와 강자의 대결에서 서로 ‘비슷한’ 명분과 도덕성으로는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말밖에 들을 수 없다. 그러면 결국 패배하는 쪽은 약자가 될 게 뻔하다. 노조라고 다 같은 노조는 아니다 나는 이번 진실공방의 결과에도 적잖이 놀랐지만, 지난해말 ‘신항 명칭 무효 촉구 총궐기대회’의 ‘관제데모’ 논란과 관련, 경남본부가 수차례 공언해온 김태호 지사 고발 방침을 유보하는 결정을 내렸을 때도 정말 놀랐다. 당시 경남본부는 첫 운영위원회에서 “협상을 통해 요구를 관철해 내고, 여의치 않을 때 고소·고발한다”고 결정했다. 뒤집어 보면 ‘도지사가 우리의 요구를 받아주기만 한다면, 비록 위법 사실이 있어도 눈감아줄 수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명색이 ‘공직사회 개혁’을 내걸고 있는 노조가 자신들의 이익과 결부된 다른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해 최대의 명분을 굽힐 수도 있다는 것이다.
물론 그 후 방침을 바꿔 당초 예정대로 김 지사를 고발했고, 경찰은 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 송치하고 말았지만, 당시 결정은 ‘공직사회 개혁’이라는 명분을 의심받기에 충분했다. 나는 공무원노조가 온전한 노동3권을 쟁취하여 투명한 공직사회를 만드는 데 앞장서고, 공무원노동자의 사회·경제적 지위향상에도 기여하길 진심으로 바란다. 하지만 노동3권을 무기로 사용자인 단체장들과 적당히 협잡하여 노동조합의 사회적 역할을 방기한다면 그 집행부는 절대 지지할 수 없다. 노조라고 다 같은 노조는 아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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