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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주 보고 달리는 두 열차. 결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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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합원 댓글 0건 조회 952회 작성일 06-08-10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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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협약’ 준수 문제로 촉발된 김태호 경남도지사와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경남본부간의 갈등이 전면전으로 확산되고 있다.

김 지사는 지난달 하순 전공노 경남본부를 ‘불법단체’로 규정. 엄정 대처하겠다고 천명하고 공무원교육원내 본부 사무실 퇴거와 불법 전임자 업무 복귀 등을 시군에 요구하는 강수를 뒀다. 그러면서 불법단체인 전공노와는 어떤 대화나 협상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불법행위자는 증거를 확보해 고발한다는 강경입장도 재확인했다.

전공노는 김 지사가 잘못된 인사에 대해 사과하고 재발 방지 약속을 하지 않으면 주민소환제로 심판하겠다며 반발했다. 최근 단행한 인사상의 문제점을 제기하면서 천막 농성을 시작했고 대규모 궐기대회도 준비중이다. 불법인사와 도정 실패로 빚어진 리더십 위기를 노조 탄압으로 돌파하겠다는 속내를 드러냈다며 물러서지 않을 태세다.

외형적으로 보면 이번 ‘싸움’의 시발은 김 지사의 ‘강성 발언’으로 촉발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강성발언 배경에는 전공노가 김 지사에게 2004년 체결한 인사협약을 지키지 않는다면 퇴진운동을 하겠다고 먼저 거론한 것이 ‘단초’가 됐다는 시각이 많다.

김 지사는 전공노가 ‘철 지난’ 인사협약으로 퇴진을 거론하는 것에 대해 상당한 불쾌감을 피력했다. 오히려 전공노가 합법화를 거부한 만큼 당시 인사협약은 효력이 소멸됐다고 주장했다. 여기다 도지사의 고유 권한인 인사권에 대해 시비를 거는 것을 방치할 경우 통제불능 상태에 빠진다고 보고 강경대응했다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김 지사의 강성발언 배경에는 전공노에 대한 정부의 압박도 작용했다. 정부는 지난 3월 전공노를 불법단체로 규정하고 강력 대응토록 자치단체장들을 독려하고 있다. 지침에 따르지 않는 지자체에게는 행·재정적 불이익을. 전공노 소속 공무원들에게는 승진 등에 불이익을 주겠다고 했다. 9월부터는 직접 전공노 사무실 폐쇄에 들어간다고 강조했다.

도의 강경 대응으로 최근 도농업기술원과 도청·도로관리사업소 소속 공무원 150여명이 전공노에서 탈퇴하는 등 탈퇴조짐도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인사협약 준수 여부’로 촉발됐지만 정부가 전공노를 불법단체로 규정. 강력 대응토록 독려한 것이 ‘뇌관’으로 작용했다. 전공노 경남본부는 조용히 있는 다른 광역자치단체장들과 달리 행자부 공문을 핑계로 앞서 나가는 김 지사가 눈엣가시다.

여론이 어느 쪽에 더 많은 지지를 보내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김 지사가 전공노 경남본부에 강경대응 방침을 발표한 이후 언론사 홈페이지와 도청 홈페이지. 도지사 비서실에는 김 지사의 ‘용기’를 높이 평가하는 지지성 글들과 전화가 많다. 전공노에 대해 우려하는 국민들이 적지 않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전공노 소속 공무원들도 이런 국민들의 우려를 아는 것 같다. 최근 전공노를 탈퇴한 한 공무원은 국민들의 싸늘한 시선도 탈퇴에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전공노에 우려를 표명하는 일부 국민들은 정년을 보장받는 공무원들이 단체행동권이나 5급 이하 조합가입 등이 허용되지 않는다며 합법노조로 전환하지 않는 것에 공감하지 않는 분위기다. 더욱이 공무원들이 법외노조에 남아 국민들의 불법을 단속한다면 누가 수긍하고 따르겠는가라고 반문한다. 전공노와 함께 불법단체로 규정된 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은 이같은 국민들의 부정적인 시각을 의식. 합법화를 선언했다.

김 지사와 전공노 경남본부의 지금까지 행보를 보면 마주보고 달리는 두 열차로 보인다. 그 결말은 뻔하다. 두 열차 모두 엄청난 피해를 입는다. 한쪽 열차가 강하면 다른 쪽 열차의 피해가 더 클 수밖에 없다. 현재 어느 열차가 더 강한지 알 수는 없다. 한쪽은 ‘합법 전환 요구’라는 칼을 갖고 있고 다른 한쪽은 ‘인사 전횡 고발’이라는 방패를 갖고 있다. 김 지사가 1년 후 ‘주민에 소환되는 상처”를 입을지. 전공노가 정부와 경남도에 의해 ‘와해’되는 상처를 입을지 현재로선 대책 없이 지켜볼 뿐이다. 김명현 정치부 부장대우 mhki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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