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피해가 얼마나 크길래..."
아리랑 공연 중단에 이은 8.15 통일대축전 중단은 북의 수해가 인적, 물적으로 상당히 심각한 상태임을 반증해 주고 있다.
북은 지난달 10일-16일간의 집중 호우로 평양을 비롯해 평안남도 양덕.신양.성천군, 황해북도 신평.연산.곡산군, 강원도 김화.금강.창도군 등에서 인명 및 농업, 인프라 등 여러부문에 걸쳐 큰 피해를 입었다.
피해가 심한 양덕군의 경우 1만명의 수재민이 발생하고 1만여 정보의 농경지가 침수됐고, 20여km의 하천 제방, 130km의 도로, 30여개소의 교량이 파괴됐다. 양덕군과 신평군은 군내 11개 리가 완전히 침수됐다.
재일총련기관지 <조선신보>는 28일 평안남도 신양, 양덕 지구에 15일 18시간 동안 448mm의 폭우가 쏟아졌는데 '물을 양동이로 퍼붓는 것 같았다'고 현지 상황을 전하기도 했다.
평양시도 대동강이 범람해 옥류관과 수많은 양수장이 침수되고 물길, 강하천제방, 관개구조물, 생산건물과 전력 공급망, 철도가 파괴됐다. 대동강 홍수 피해는 1990년 이후 최초다.
황해도에선 농작물 피해면적이 8,300여 정보에 달하며 1천 수백 정보의 땅이 누실되고 소, 염소를 비롯한 가축들이 죽거나 떠내려 갔다. 함경남도 고원에는 14일 밤~15일 오전 사이 200.6mm의 폭우가 내려 덕지강 수위가 5.8m로 상승, 미둔협동농장을 비롯한 17개 협동농장이 물에 잠겼다.
수해가 집중된 평안남도와 황해도는 북한 최대 곡창지대여서 극심한 식량난이 우려되고 있다.
강원도 북측 지역 역시 15일부터 김화군 425mm, 금강군 340mm, 창도군 320mm 의 '대줄기 같은 소낙비'가 쏟아져 9,730여 정보가 침수됐다. 31일 평양방송에 따르면 강원도 마식령과 천내군, 문천시, 안변군, 평강군 등은 폭우에 도로와 철로, 교량 등이 유실됐다. 고성과 세포, 이천, 판교 등에서는 산사태가 발생했다.
세계식량계획(WFP)은 "이번 홍수로 6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며 "3만ha의 농경지가 침수, 유실, 매몰됨에 따라 10만t 가량의 식량 피해를 입었다"고 전했다.
전 인민 총동원 돼 복구작업 서둘러 현재 북 당국은 모든 인력을 총동원해 수해복구작업에 나서고 있다. 북측이 아리랑 공연과 8.15 통일대축전의중단을 통보하며 보낸 팩스전문에도 "인민들은 피해복구에 동원되여 있으며 여기에서는 지방에서 온 일부 <아리랑> 공연출연자들까지 참가하고 있다", "북측에서는 여러지역에서 발생한 수해를 가시기 위하여 많은 인민들이 동원된 상태에 있다"라고 나와있듯 중앙 간부에서 부터 일반 주민들까지 전 지역의 인력이 복구작업에 투입된 것으로 보인다.
<조선신보>에 따르면 평양시는 피해가 극심한 지역에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 복구에 나서고 있으며, 황해북도는 침수로 매몰된 지역에 메밀 등을 심기 위해 종자확보, 설비수리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다.
함경남도는 군과 함께 수해복구작업을 펼치면서 메밀과 콩 종자를 확보하기 위한 대책을 강구하고 있고, 평안남도는 청장년들로 수해복구를 위한 돌격대를 조직, 피해지역에 파견했다.
강원도는 복구사업이 진행되는 지역에 휘발유와 디젤유를 공급해 주면서 배수시설을 총 가동하고 있으며 도내 피해지역의 통신망도 복구하고 있다.
인프라가 제대로 구축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 수해지역의 완전한 복구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국제구호단체인 한국JTS 오는 3일 인천항에서 북한의 수해 주민 긴급 구호를 위해 8컨테이너(20피트 기준)분 구호품을 선적해 북으로 보낼 예정이다. JTS관계자는 라면 3만8천개(1컨테이너), 밀가루 100t(6컨테이너), 의류.신발.양초 등 생활필수품(1컨테이너) 등으로 구호품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구호품은 이날 오전 컨테이너에 입고되고 3일 선적을 마친 뒤 인천항을 출발, 이르면 4일 오전이나 늦어도 5일 중에는 북한 남포항에 도착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