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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성 회복을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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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도덕성 댓글 0건 조회 568회 작성일 09-01-06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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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를 맞는 분위기가 사뭇 비장하다.
 
올 한 해 우리 살림이 여간 어렵지 않을 것이란 전망의 홍수가 국민들을 세뇌시켰기 때문일 게다.
 
 엄동설한 단단히 채비를 갖추고 먼 길을 떠나는 나그네 마음가짐이 이와 같지 않을까. 그렇게 새해 첫날이 시작됐다.

하지만 각오를 다지면 이 정도 시련은 견딜 만하다. 우리는 그동안 숱한 시련에 강하게 단련돼왔다.
 
나아가 그 속에서 교훈을 찾는 지혜까지 터득했다.
전쟁을 겪으면서,
보릿고개의 지독한 가난을 버티면서,
산업화와 민주화 격정 시대를 거치면서,
그리고 외환위기를 헤쳐나오며 시련에 대한 내성을 길렀고,
거기서 얻은 교훈은 우리를 오늘 이만큼 서 있게 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미국 탓(?)에 유탄을 맞았다고 억울해하는 이도 있겠지만 그건 그렇지 않다. 우리에게도 위기를 초래한 분명한 잘못이 있었고,
 
그로 인해 경제는 벼랑 끝에 몰려 있다. 이를 뼈에 사무치게 통감하고, 이전에 그랬던 것처럼 교훈을 깊이 새겨야 한다.

이번 위기에서 찾아야 할 교훈은 도덕성이다. 인간의 끝없는 물질적 탐욕에 대한 엄중한 경고였다.
 
미국이든, 한국이든 가릴 것 없이 위기의 출발은 도덕적 해이에서 시작됐다.
 
미국은 무역과 재정 쌍둥이 적자 속에서도 달러를 마구 찍어냈다.
 
유동성이 넘쳐나자 자기 돈은 한푼 들이지 않고 집을 사고, 주식을 사고, 소비를 즐겼다.
 
그게 다 빚이었지만 더 많은 빚을 내면 될 터, 문제 될 게 없었다. 금융기관들도 나서 자격 미달자들에게도 기꺼이 돈을 빌려줬다.
 
전문가들조차 이해하지 못하는 해괴한 금융 파생상품의 높은 수익률에 현혹돼 묻지마 투자를 했다.
 
물질의 풍요와 탐욕에 눈이 어두워 알게 모르게 너나없이 도덕적 해이에 빠져들었다.
 
버블 속 달콤함이 영원할 듯한 착각에 젖어들 무렵 새벽 닭이 울었고, 모든 것은 신기루처럼 사라졌다.
 
세계적 명성을 자랑하는 한 신용평가사 직원은 “우리는 악마에게 영혼을 팔았다”고 충격적 고백을 했다.

우리라고 크게 다르진 않았다. 특히 은행권의 부도덕성은 금융위기를 자초하는 결과가 됐다.
 
최소한의 위험 관리는 외면한 채 당장 수익성이 보장되는 부동산 담보대출에 경쟁적으로 나섰다.
 
우선 떨어지는 막대한 이득에 취해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지조차도 알지 못했다.
 
마침내 거품이 꺼지고, 급기야 공적자금 투입 상황에 직면했지만 ‘월급을 동결하겠다’는 말 외에 그들이 느끼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 압권은 이른바 KIKO라는 희한한 파생상품이었다. 중소기업 환헤지 명목으로 판매된 이 상품 이면에는 엄청난 투기적 요소가 숨어 있었다.
 
그걸 알 턱이 없는 중소기업들을 상대로 금융사들은 상품을 떠안겼다. 백설공주에게 독이 든 사과를 쥐어준 마귀와 다를 게 없다.
 
이에 가입한 중소기업들이 원화 폭락으로 재기불능 상태에 빠졌고, 그것은 경제위기의 한 축이 됐다.
 
이처럼 위험한 상품을 판매한 금융기관 직원들조차 그 구조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고 하니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새로운 태양이 다시 떠올랐다.
 
위기를 딛고 다시 선진국 대열 합류 계기를 마련할지, 영원한 변방에 머물지를 가름하는 분수령이 되는 한 해다.
 
많은 전문가는 위기를 풀어갈 실마리는 고용을 늘리는 작업에서 비롯된다는 의견을 벽두부터 쏟아내고 있다.
 
정부, 기업, 노동계가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나가야 할 중차대한 과제다.
 
정부가 무엇보다 일자리 창출에 부심하며 지난 연말 고용시장 유연화 방안을 내놓은 것도 이 같은 맥락이라 할 수 있다.
 
이의 성공 여부도 도덕성에 달려 있다. 노동계는 내 몫을 조금 덜어 내 일자리를 나누어야 한다. 더 중요한 것은 기업가들이다.
 
고용의 유연성이 커졌다고 해고를 남발하는 수단으로 삼는다면 제도는 결코 성공하지 못하고 경제난 극복은 요원해진다.
 
모든 주체들이 최소한의 도덕적 가치를 생각한다면 위기의 절반은 극복한 셈이다.
 
올 한 해가 도덕성 회복 원년이 된다면 희망의 끈을 우리는 다시 잡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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