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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취재노트 댓글 0건 조회 2,283회 작성일 06-05-17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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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자부 전화 한 통에 헌신짝 된 합의

"행정자치부 직원 전화 한통에 약속을 저버리고 입장을 바꾸는 행정을 어떻게 해야 합니까?"
전국공무원노조 상주시 왕준연 지부장은 10일 상주시청 남성동 청사 2층 로비에서 무기한 단식 농성에 들어갔다. 이유는 상주시가 '공무원 불법단체 합법화(노조탈퇴) 전환'과 관련한 행자부 직무명령 공문 이행 범위를 둘러싸고 노조와 합의했던 약속을 저버렸다는 것. 왕 지부장은 "상주시가 노조탈퇴 명령 공문을 실·과·소와 읍·면·동에 보내지 않기로 노조와 합의했지만 행자부 직원이 '왜 공문을 내려보내지 않느냐'고 전화를 하자 밤 10시에 부랴부랴 공문을 내려 보냈다."고 했다.

행자부는 지난 9일부터 2인1조로 편성된 복무팀 5개조를 전국에 보내 공무원노조 합법화 업무추진 점검에 나나섰다. 이들은 영천·상주시(9일), 포항시(10일)에 주로 공무원노조의 합법화 예상시기와 합법화가 진척되지 않는 이유, 지자체들의 합법노조 추진관리 계획 등을 점검했다. 특히 점검 과정에서 기존 공무원 노조의 반발로 기관 방문이 불가능하거나 마찰이 예상될 경우 외부 접촉 혹은 경찰 지원 요구 등의 지침을 마련하기도 했다.

이들 복무팀의 상주시청 방문은 노조의 저지로 무산됐다. 그러나 상주시는 이날 복무팀과의 전화 통화 이후 밤 10시쯤 노조활동시 징계 추진 등을 내용으로 한 공문을 전달했고 급기야 노조원들의 반발과 지부장의 단식농성사태를 불렀다.

이같은 행자부의 지방자치단체 조이기를 보면 시대가 거꾸로 가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추진지침에는 지자체들이 1대1 책임담당관제를 구성해 단계적 노조탈퇴를 종용하도록 하는 등 세부계획을 마련하고 있으며, 불복하면 징계와 재정적인 불이익을 줄 것이라며 으름장을 놓고 있다. 결국 지자체들은 행자부와 노조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외줄타기를 하다가 결국 노조와 대결키로 한 셈이 됐다. 그러나 합법노조에 대한 공무원들의 생각은 회의적이다. 최근 전국공무원노조에 가입하지 않았던 구미, 문경시 노조가 왜 합법노조가 아닌 직장협의회 형태로 돌아갈 것을 결의를 했는지에 대해 행자부는 한 번 생각해 볼 일이다.

상주·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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